삼성의 컴백…대구, 경제를 잡아라

  • 유선태,노인호
  • |
  • 입력 2014-09-15 07:18  |  수정 2014-09-16 09:37  |  발행일 2014-09-15 제1면
오늘 제일모직터 개발 양해각서 체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참석 예정
삼성 마음 움직일 지속적 계획 갖춰야…에너지·의료 차세대 성장동력 협력을
20140915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2010년 대구시 북구 칠성동 오페라하우스 마당에 건립된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동상. 대구와 삼성 사이 인연의 상징으로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영남일보 DB)


대구는 삼성의 대구 재진출을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시민들을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하기 좋은 도시의 기반을 만들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전제돼야 삼성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구시와 삼성은 15일 오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구(舊) 제일모직터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이에 따라 삼성은 조 단위의 사업비를 들여 9만3천여 제곱미터에 이르는 터에 창업단지를 조성하고 삼성상회 등 삼성그룹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메모리얼 파크를 짓는다. ICT분야 창업 및 관련 인재 육성에도 나선다.

삼성은 이날 지역기업 2곳과도 업무협약을 맺는다. 이를 통해 이들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전 분야에 걸쳐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삼성의 대구 재진출은 대구 이미지 제고와 경제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만큼 파괴력이 크다.

세계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 가져다 줄 도시 브랜드 가치 상승은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삼성 계열사를 유치하기 위해 전쟁과도 같은 유치전을 벌인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삼성과 지역 경제간의 연관성은 역사가 증명해 준다. 1954년 제일모직이 대구에 둥지를 튼 뒤 이후 20여년간 삼성그룹의 주력 기업 역할을 할 때 대구는 우리나라 섬유 산업의 메카였다. 지역 경제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어느 대도시보다 소위 ‘잘나가는 곳’이었다. 그러나 삼성그룹의 주력이 전자쪽으로 옮겨가면서 지역 경제는 사반세기가량 추락을 이어갔다.

지역 사회에서는 삼성의 지역 재진출을 계기로 중·장기적인 구애 전략을 짜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구와 삼성이 추구하는 미래 먹을거리가 같다는 걸 활용하자는 것이다. 대구와 삼성은 에너지 산업과 의료 분야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있다.

대구시는 올 하반기부터 2017년까지 5천564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일대에 100% 청정에너지 생산기반을 조성하는 ‘분산원형 에너지자족도시’를 만든다. 이 사업에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는 삼성SDI가 참여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지역 경제계의 분석이다.

또 대구가 강점을 갖고 있는 의료기기 제조 및 물산업 클러스터 기반에 삼성의 힘이 보태질 경우, 관련 산업은 10년 안에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 안팎에서는 삼성이 대구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범시민적 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2000년 ‘삼성상용차 퇴출’로 야기됐던 대구와 삼성의 갈등으로 인해 삼성 내부에서는 아직도 지역에 대한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다. 때문에 대구시민들이 먼저 나서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삼성에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삼성의 이번 투자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제일모직 터 개발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은 또 “이를 시작으로 시민들과 함께 삼성이 제대로 사업할 수 있는 공간적, 심리적 여건을 만드는 데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 제일모직터 창조경제산업단지 조성계획
부지 9만3980㎡(연면적 4만1930㎡)
주요조성분야 창조경제존:중소벤처사무실 등
삼성존:삼성그룹 창업관·삼성상회복원전시 등
메모리얼파크:삼성과 대구의 역사를 보여주는 공간
기자 이미지

유선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