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 정원감축, 지방대에 집중포화…전체의 96%나 차지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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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02 07:16  |  수정 2014-10-02 07:16  |  발행일 2014-10-02 제1면
대구·경북4년제 내년 1088명 줄어
서울은 40개 대학 고작 17명 감소

대학 특성화를 명분으로 실시되는 대학구조조정이 지방대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줄어든 대학입학 정원 가운데 무려 96%가 지방대 몫으로 돌아왔다. 정부의 지방대 육성 정책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4·2015학년도 대학입학정원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 4년제 204개 대학의 2015년 입학정원은 전년도 34만5천585명에서 33만7천378명으로 8천207명 줄어든다.

전국 204개 4년제 대학 가운데 두 곳 중 한 곳인 95개 대학(46.6%)의 신입생 정원이 감축되며, 이 가운데 세 곳 중 한 곳은 100명 이상 줄인 것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줄어든 8천여명의 절대 다수(95.6%)인 7천844명이 지방대 몫으로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교육부가 2014년 ‘대학특성화사업’을 선정하며 평가지표로 대학별 정원감축 비율에 가산점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재정지원을 빌미로 지방대 정원감축을 강요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4년제 대학의 2015학년도 입학정원은 전년 대비 1천88명이 줄었다.

정원 감축 인원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으로 1천314명이었고 전북 1천258명, 충남 1천146명, 경북 1천23명 등이었다.

반면 4년제 대학이 73개가 밀집해 있는 수도권의 2015년 감축 인원은 363명으로, 전체의 4.4%에 불과했다. 서울지역 40개 대학의 정원감축 인원은 고작 17명에 그쳤는가 하면, 과반수인 28개 대학은 정원감축이 아예 없었다. 경희대, 가톨릭대, 이화여대, 연세대 등 4개 대학의 전년대비 입학정원은 오히려 189명 늘었다.

감축인원을 보면 전북이 대학당 114.36명을 감축해 대학당 감축인원이 가장 많았고, 부산 101.07명, 광주 93.4명, 충남 76.4명, 대전 58.3명, 경북 56.83명, 대구 21.66명, 경기 12.1명 등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대학당 0.42명에 불과했다.

유기홍 의원은 “당초 지방대가 대학구조조정에 훨씬 더 불리할 것이라고 예측은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 이건 사실상 지방대 죽이기”라며 “교육부가 대학특성화사업 등 재정지원사업을 미끼로 지방대에만 희생을 강요하는 현재의 평가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지방대 몰락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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