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에세이] 우리는 노노족(NO老族)

  • 황인무
  • |
  • 입력 2014-10-25 07:25  |  수정 2014-10-25 09:54  |  발행일 2014-10-25 제3면
老? NO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뿐 청춘들보다 더 팔팔하게 열정으로 인생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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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디빌딩 선수 차이준 어르신이 탄탄한 몸매를 자랑하며 대구시 동구의 한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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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스타연극단원들이 대구노인보호전문기관에서 연극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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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남구 대덕문화전당에서 부부스포츠댄스 강습생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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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희씨가 대구시 남구 앞산 고산골 제2체육광장에서 평행봉 운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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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으로 구성된 대구퀵서비스 협동조합원들이 배달에 앞서 파이팅을 하고 있다.



현대의학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100세 장수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와 규칙적인 운동, 식생활 관리를 통해 젊음을 유지하는 고령 인구의 증가는 노년기 삶의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인생의 후반전을 자유롭고 활기차게 보내는 노년의 삶이 주목받고 있다. 여행을 즐기고, 자원봉사 활동에 나서는가 하면,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왕성할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어르신을 일컫는 말이 노노족이다. ‘노(No)’와 ‘노(老)’를 합성해 만든 말로, 늙지 않는 노인 또는 늙었지만 젊게 사는 노인이라는 의미다. 건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젊은이 못지않은 활동력을 보이는 60~70대 노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매일 아침 대구시 남구 앞산 고산골 제2체육광장에서 젊은이도 하기 힘든 평행봉을 자유자재로 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이완희씨(69·대구시 남구 봉덕동)는 “젊었을 때 체력보충을 위해 시작했던 운동이 이제는 생활 일부가 됐다.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꾸준하게 운동할 것”이라고 했다. 동구의 한 헬스클럽에서 근육질의 젊은이 사이에서 군살없는 탄탄한 몸매의 차이준씨(69·동구 신암동)는 보기만 해도 무거워 보이는 아령을 가뿐하게 들며 운동을 하고 있었다. 10여 년 전 몸이 좋지 않아 운동을 시작했다는 차씨는 2005년 보디빌딩 대회에 처음 참가한 뒤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고 있다.

어르신들의 외부 활동이 늘어나자 각 지자체와 문화센터에서도 노년층을 위한 강좌를 늘리고 있다. 지난 13일 저녁 대구시 남구 대덕문화전당 부부댄스 스포츠교실에서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부부회원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댄스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김상준씨(69·대구시 남구 대명동)는 “부부가 눈빛을 통해 교감하고 스텝을 맞추며 자연스럽게 접촉을 하다보니 부부애가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다”고 했다. 대구노인보호전문기관 연습실에서 만난 실버스타연극단원들은 젊은 배우 뺨치는 열정으로 음악에 맞춰 율동을 하며 연습을 하고 있었다. 70세 전후의 여성으로 구성된 실버스타연극단은 초창기 대구·경북지역 몇몇 복지기관을 돌며 시작한 공연이 입소문이 나면서 활동영역이 크게 넓어지고 있다.

은퇴 이후 일자리 창출사업에 참여하는 노년층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퀵서비스협동조합의 할아버지 배달원들은 젊은 시절 서로 다른 일을 했지만, 지금은 오토바이를 타고 도심 곳곳을 누비고 있다. 은퇴 이후 등산과 테니스, 낚시 등 여러 가지 취미 활동을 했지만, 만족감을 느낄 수 없었던 어르신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해 일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박창제 경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운동과 취미활동, 식생활 관리를 통해 젊음을 유지하는 어르신이 증가했다. 하지만 상당수 노인은 여전히 상대적 빈곤과 여가활동에 대한 교육 및 경험 부족으로 제대로 여가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에서 노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여가활동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의 달인 10월, 운동과 식생활 관리를 통해 젊은이 못지않은 활기찬 취미 생활과 자신의 재능으로 당당하게 봉사활동하는 어르신의 도전에 힘찬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노노족에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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