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중앙병원 ‘보훈위탁병원’ 해지에 보훈단체 “의료혜택 되레 후퇴” 반발

  • 최영현,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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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31 07:30  |  수정 2014-10-31 07:30  |  발행일 2014-10-31 제6면
대구 보훈병원·보훈청 “종합병원 승격으로 진료수가 올라 부담…대체 병원 검토”

대구 보훈병원과 대구지방보훈청이 대구·경산 권역 보훈위탁병원과 계약을 해지해 지역 보훈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30일 지역 보훈단체에 따르면 국가보훈처의 ‘보훈 민간위탁병원 지정제도’에 따라 2011년 위탁병원으로 지정된 경산중앙병원(경산시 백천동)에 대해 대구지방보훈청과 대구보훈병원이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는 것.

보훈 민간위탁병원 지정제도는 지역내에 보훈병원이 없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보훈 대상자들을 위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민간의료기관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보훈병원(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생기면서 발생한 지역별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다.

이번 계약 해지는 일반병원급이었던 경산중앙병원이 지난 2월말 종합병원으로의 승격되면서 진료수가는 5% 정도 올라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산중앙병원은 경산뿐만 아니라 대구 수성구와 북구, 동구의 보훈대상 환자 2천~3천여명에게 연간 1만9천여 건의 적지 않은 진료를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산시 상이군경회와 전몰군경 유족회, 월남참전전우회 등 지역 보훈단체들은 30일 오전 대구지방보훈청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보훈위탁병원을 이용하면 전체 진료비 중 60~100%까지 감면받을 수 있고, 길게는 무기한 무료입원까지 가능하다. 여기다 무공수훈자나 참전유공자로 구성된 대다수 보훈대상자들은 이미 노년기에 접어들어 생계활동도 어렵다.

김복수 대한민국 상이군경회 경산시지회장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보훈대상자들에게 의료혜택을 강화해주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돈이 더 든다고 대책도 없이 해지해 분노하고 있다”며 “계약해지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서울 국가보훈처 앞에서도 집단행동을 벌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우진수 대구보훈청 복지과장은 “계약당시 일반병원급이었다가 종합병원으로 승격한 것은 엄연히 계약해지 사유며, 재정이 한정된 탓에 병원비 부담도 크다”며 “경산중앙병원의 공백을 막기 위해 이른 시일내에 다른 대체병원을 찾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는 308곳의 민간위탁병원이 운영 중이며, 이 중 83곳이 종합병원이다. 최근 울산과 인천에서 일반병원급 병원이 계약기간 중 종합병원으로 승격을 감행했다 계약해지를 당한 사례가 있다. 대구·경북의 위탁 병원수는 35곳이며, 이 중 8곳이 종합병원이다. 대구에는 보훈병원이 있는 탓에 1곳(북구)을 제외하고 모두 경북에 산재해 있다.

경산=최영현기자 kscyhj@yeongnam.com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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