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돌, 아무도 못말리는 인기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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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4   |  발행일 2014-11-24 제22면   |  수정 2014-11-24

‘연기돌(연기하는 아이돌 그룹 멤버)’이 무서운 기세로 스크린과 안방극장 점령에 나섰다. 단역이나 카메오가 아닌, 비중 있는 조연과 주연의 자리를 당당히 차지할 만큼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그들은 남다른 역량과 재능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단순히 가수로서의 인기에만 머무르지 않는 그들의 경쟁력은 한류를 통해 다각적으로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최근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임시완(제국의 아이들), 도경수(EXO), 황찬성(2PM), 설리(에프엑스)가 그 대표적인 주인공들이다. 박유천(JYJ), 최승현(빅뱅)의 바통을 이어 연기 잘 하는 청춘스타로 주목받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미생 임시완 - 드라마·영화 거쳐 2년만에 연기인생 활짝…장그래역 폭발적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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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고 얼떨떨하다.” 2013년 스크린 데뷔작인 ‘변호인’의 개봉을 앞두고 떨리는 속내를 드러냈던 임시완은 화제의 드라마 tvN ‘미생’으로 이제 모두가 주목하는 가장 핫한 연기돌이 됐다.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연기에 입문할 때만 해도 그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후 드라마 ‘적도의 남자’와 영화 ‘변호인’ 등을 거치면서 빠르게 연기력을 향상시켜 나갔다. 그리고 불과 2년 만에 그의 연기 인생의 변곡점이라 할 만한 ‘미생’의 장그래 역을 통해 웅비의 날개짓을 힘차게 펼쳤다.

검정고시 고졸 출신의 계약직 사원 장그래는 그의 직장 선배 말대로 26년 동안 아무것도 한 게 없는 요즘 보기 드문 젊은이다. 임시완은 그런 장그래 캐릭터에 그대로 녹아들며 그의 어깨 위에 놓인 많은 짐과 불안, 그리고 그 밑에 깔린 순수함을 미묘하게 표현해내고 있다. 그의 눈부신 열연 덕에 ‘미생’은 케이블 채널에선 대박에 해당하는 시청률 5%를 돌파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의 폭발적인 반응을 오히려 외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임시완은 “극중 장그래가 ‘미생’에서 ‘완생’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배우로서 나도 열심히 노력하겠다”며 “‘미생’이 끝나는 순간 내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나 스스로도 성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트 도경수 - 순수하고 섬세한 감정 매력…스크린 데뷔작서 감탄 자아낸 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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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경수는 시작부터 녹록지 않은 연기력으로 출발했다. 지난 9월 종영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한강우 역으로 대중과 처음 대면한 그는 안정된 연기력으로 아이돌 그룹 출신 연기자에 대한 선입견을 불식시켰다. 순수하고도 섬세한 감정 묘사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후 드라마보다 먼저 캐스팅된 스크린 데뷔작 ‘카트’의 태영 역으로 그 정점을 찍었다. 10대의 반항심이 묻어나는 고등학생 태영은 돈도 없고 시간도 없는 엄마 때문에 늘 급식비를 걱정해야 하고, 수학여행비가 없어 전전긍긍하는 인물.

그룹 EXO에서 ‘상남자’로 통하며 카리스마를 내뿜었던 그였지만 스크린 속에서는 이처럼 힘없고 가난한 태영으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며 많은 이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카트’에서 함께 연기한 김영애와 염정아는 이구동성으로 “도경수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어쩜 저렇게 잘 하는 거지’ 싶었다”며 극찬했다. “대선배님들이라서 긴장했는데 다들 응원해 주셔서 많이 배우며 촬영했다”는 도경수는 외모는 물론, 연기력까지 두루 갖춘 주목할 만한 신인 연기자의 등장을 알렸다.


패션왕 설리 - 아역으로 활동 경험…커다란 안경과 질끈 묶은 머리로 이미지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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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리는 걸그룹 ‘에프엑스’ 멤버 이전에 드라마 ‘서동요’의 선화공주,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남장 여고생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아역으로 활동했던 배우다. 85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에선 당찬 카리스마를 지닌 흑묘로 분해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거친 입담을 지닌 소녀 해적으로 분한 설리는 감정 연기는 물론 날렵한 액션까지 선보이며 다양한 매력을 유감 없이 선보였다. 그가 최근 개봉한 ‘패션왕’을 통해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성적을 위해 미모를 포기한 여학생 은진 역을 소화한 그는 커다란 안경과 하나로 질끈 묶은 머리로 지금까지 패셔니스타로 주목 받던 아이돌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했다. 설리는 “내 연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고, 배우고 싶은 마음도 크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계속해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에 연출을 맡은 오기환 감독은 “아역 시절부터 쌓아온 안정적인 연기력을 지닌 설리는 사랑스러움과 따뜻함을 지닌, 은진 캐릭터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배우였다"고 평가했다.


덕수리 5형제 황찬성 - 당당하고 자연스러운 연기…신인답지 않은 개성 강한 캐릭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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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성은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정글피쉬’ ‘7급 공무원’ 등에서 보여준 개성있는 연기력은 대중의 사랑과 방송계의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그의 장기는 신인답지 않은 당당함과 자연스러움이다. 그리고 영화 ‘레드카펫’은 연기의 참맛을 알아가고 있는 그에게 훌륭한 도약대가 됐다. 그는 에로영화 제작사에 입사해 모든 이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본능에 충실한 대윤 역을 남다른 매력과 안정적인 연기로 소화해 냈다. ‘레드카펫’을 연출한 박범수 감독은 “촬영에 임하는 태도나 연기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 무엇보다 배우로서의 자세가 갖춰진 친구”라며 황찬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가 오는 12월4일 개봉하는 ‘덕수리 5형제’를 통해 또 한번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덕수리 5형제’는 만나기만 하면 물고, 뜯고, 싸우는 원수 같은 5형제가 부모님 실종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합동 수사작전을 벌이는 이야기. 황찬성은 포기를 모르는 6전7기의 사나이 넷째 수근 역을 맡았다. 황찬성은 “함께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덕분에 수근을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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