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되돌아보면, 내년 증시전략 보인다

  • 박주희
  • |
  • 입력 2014-12-20   |  발행일 2014-12-20 제11면   |  수정 2014-12-20
한 해 되돌아보면, 내년 증시전략 보인다

올해 국내 주식시장은 쏟아지는 악재와 호재 사이에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달러 강세와 엔저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시장이 냉각됐다.

삼성 SDS와 제일모직 등 새로운 강호가 등장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중국 상하이-홍콩 증시의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후강퉁’ 시행도 중국 증시와 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을 모으면서 증권가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배당·중국 소비관련주 등의 재료도 투자심리에 온기를 불어넣어줬다.

그런 가운데 수익성 악화로 증권계는 통폐합·구조조정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며 사계절 내내 한파에 시달렸다. 어느 때보다 많았던 증권사 M&A로 업계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는 2014년 증권계 주요 이슈를 되짚어봤다.

한 해 되돌아보면, 내년 증시전략 보인다


■ 증권사 M&A 전성시대

올해는 과거 어느때보다 증권업계 인수합병(M&A)이 많았던 해다.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하며 덩치를 키워 확고한 1위 증권사로 재출범하게 됐다.

강소증권사인 메리츠종금증권은 아이엠증권을 인수하며 자기자본 1조원 이상인 중견 증권사로 발돋움하게 됐고, 동양증권은 주인이 대만 유안타 그룹으로 바뀌었다. 현대증권과 이트레이드증권, 리딩투자증권도 매물로 나온 상태다.


■ 박스권에 갇힌 주식시장

올해 주식시장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종가기준으로 올해 18일까지 코스피 최고가는 2,082.61(7월30일), 최저가는 1886,85(2월4일)였다. 그 차이는 200포인트로 사상 최저 주가 진폭으로 활력이 떨어졌다.

줄곧 올해 증시를 애먹인 변수는 환율과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였다. 환율은 상반기에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는 움직임이었으나 8~9월 무렵부터 약세로 방향이 바뀌었다. 엔저는 아베노믹스를 등에 업고 하반기에 두드러졌다.

스마트폰 판매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를 비롯해 기업의 실적부진도 지속됐다. 우크라이나 내전에 따른 러시아와 유럽·미국 사이의 갈등도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았고, 지금은 유가 하락이 증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에선 세월호 사고 이후 지속한 내수 부진, 현대차그룹의 한국전력 부지 10조원 베팅 등이 이슈가 됐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기업배당·가계소득 확대를 위한 세제,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에 주력하면서 7월말 2,080을 웃돌며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를 높였으나 뒷심이 부족했다.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대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고 ‘대형주 부진, 중소형주 강세’의 양극화가 나타난 것도 특징이었다.


■ 대어 덕에 IPO시장 '훈풍'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은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굵직굵직한 기업 상장으로 문전성시였다.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내 증시에는 유가증권 시장 5개사, 코스닥 시장 42개사 등 모두 47개사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연말까지 79개사가 유가증권 시장이나 코스닥 시장에 등록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이뤄진 IPO규모는 약 2조7천828억원이다. 제일모직 등 연내 상장 예정사를 포함하면 유가증권시장이 3조5천억원, 코스닥 시장이 1조2천억원으로 총 4조7천억원 규모로 불어난다. 이는 삼성생명의 상장이 있었던 2010년 10조908억원 이후 둘째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 2년간 위축됐던 IPO규모는 올해 삼성SDS와 제일모직 등 대어급이 이름을 올린 덕에 덩치가 훌쩍 커졌다.

특히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공모주 청약에 몰렸다. 제일모직 공모주 청약은 30조원이라는 엄청난 자금이 몰려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삼성SDS의 주가가 상장 후 고공행진을 하자 제일모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영향이 크다. 삼성SDS의 공모가는 19만원이었는데, 상장 당일 시초가는 두 배인 38만원으로 뛰었다. 삼성SDS의 종가는 지난 17일 29만원으로 다소 떨어졌지만 그래도 공모가 대비 등락률이 53%에 달해 여전히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다른 종목들도 상장 후 성과를 내면서 공모주 시장의 열풍에 힘을 보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기준으로 올해 상장한 공모주 52개 중 32개 종목이 수익을 냈다. 공모가에 비해 평균 60.91%가 올랐다.

내년에도 공모주 열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 측은 보수적으로 봐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최소 10%가 넘는 업체가 상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자동차 계열 광고회사인 이노션, 롯데정보통신 등의 대형회사가 내년 유가증권시장에 등록을 준비 중이고, 연내 상장을 추진하다 차질을 빚은 NS홈쇼핑도 내년을 목표로 다시 결의를 다지고 있다.


■‘후강퉁’뜨거운 감자…金시장도 개설

홍콩과 상하이증권거래소의 교차매매를 허용하는 ‘후강퉁’은 올해 증권시장의 주요 이슈 중 하나였다. 국내 투자자를 비롯해 해외투자자가 홍콩시장을 통해 상하이A주식을 직접 취득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의 증시 개방에 국내 투자자도 중국 본토 주식 투자에 관심을 보이면서 증권가에서는 후강퉁 관련 세미나가 실시되고, 중국주식 투자 고객 유치전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후강퉁 시행 첫날인 지난달 17일에는 하루 투자한도 130억위안을 모두 소진하며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단박에 입증했다. 시행 한 달이 지난 지금은 기대감이 쏠렸던 것에 비해서는 영향이 미미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중국 본토 주식 거래에 대한 뜨거운 투자 열기도 시행 초기에 비해 낮아지고 있어 후강퉁의 성패는 좀 더 운영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3월 금 거래 양성화를 위한 금현물시장, 12월 미국달러선물 야간시장이 새롭게 개설됐다. 상장지수증권(ETN)도 새로운 자산관리상품으로 11월 선보였다. 변동성지수선물, 섹터지수선물이 출시됐으며 주식선물·옵션시장 제도도 개선됐다.


■펀드는 중위험·중수익 ‘대세’

올해 펀드 시장의 화두는 단연 ‘중위험·중수익’이었다.

증시가 수년째 박스권 흐름을 보이는 데다가 금리까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펀드 시장에선 ‘대박’ 대신 ‘중박’을 추구하는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은행 예·적금으로 연 2%대 중반의 수익도 내기 어려워지자 투자 자금은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시장금리+알파’의 수익률을 낼 수 있는 상품에 쏠렸던 것.

상반기에는 롱숏 펀드가 이 같은 유형의 상품으로 지목돼 지난해에 이어 인기를 이어갔다. 하반기 들어 롱숏 펀드의 인기를 대체한 것은 배당주펀드였다. 저금리 상황과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맞물리며 배당주 펀드의 덩치가 급격히 불어났다. 주가가 제자리걸음을 해도 배당을 통해 은행 이자 이상의 수익은 챙길 수 있다고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