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선 허수아비 태우며 봄맞이해요”

  • 글·사진=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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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2-25   |  발행일 2015-02-25 제13면   |  수정 2015-02-25
20150225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열린 러시아 전통 축제인 마슬레니차(봄맞이 축제) 모습.


대구 달서구 진천동 주민센터
러시아 봄맞이 전통축제 열려

결혼이주여성 등 100여명 참석
팬케이크 먹으며 소원도 빌어

지난 14일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러시아 전통 축제인 마슬레니차(봄맞이 축제)가 열렸다. 마슬레니차는 춥고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이 오는 날을 기념해 러시아 전역에서 전통적으로 열리는 축제다.

이 축제는 진천동 주민자치센터에서 러시아 문화를 알리고 러시아말을 가르치는 리토브젠코 나탈리아(33·달서구 진천동)와 대구로 시집 온 러시아 새댁들이 준비했으며, 자녀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손재주가 많은 나탈리아와 러시아 새댁들은 서문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해 축제에 필요한 전통의상을 직접 만들었다.

봄맞이 축제는 우리나라의 정월대보름 달집 태우기 행사와 유사하다. 짚으로 만든 허수아비를 일주일 동안 가지고 놀다가 7일째 되는 날 태우는 것으로, 겨우내 액운을 물리치고 새봄을 맞아 희망과 복을 부른다고 한다. 또한 우리가 오곡밥과 부럼을 먹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팬케이크(블린)에 버터(마슬로)를 듬뿍 발라 먹는데, 이는 하늘의 해를 소중히 여기는 의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팬케이크 중앙에 구멍을 뚫어 해를 보며 소원을 빈다.

나탈리아는 10년 전 대구 모 대학에 공부를 하러 왔다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시부모님과 함께 살다가 3년 전 분가해 세 아이의 엄마로 바쁜 중에도 러시아어 강사로, 살림을 잘 꾸려가는 한국 주부로 야무지게 살고 있다. 나탈리아는 성격이 밝고 붙임성이 좋아 시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으며, 주위에서도 칭찬이 자자하다.

나탈리아는 “아직은 러시아의 고향이 그립지만 이제는 한국 사람으로 문화와 풍습을 익히고 배워 봉사하는 생활을 함으로써 자부심을 갖고 날마다 즐겁게 보내고 있다. 앞으로 여건이 된다면 러시아문화센터에서 러시아어 강의와 문화를 홍보해 한국과 러시아의 민간 외교사절로 교량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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