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캠페인 책 읽는 도시 행복한 시민] 詩 읽어주는 여자-나는 자꾸 음악을 꺼내겠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5-02-28   |  발행일 2015-02-28 제1면   |  수정 2015-02-28
[2015 캠페인 책 읽는 도시 행복한 시민] 詩 읽어주는 여자-나는 자꾸 음악을 꺼내겠다


이런 육체를 보셨는가 이제 깊게 만져진다 온 몸이 뚫려 있는 동그라미 살, 동그라미야말로 들고 나는 문이 같으니까 동그라미다 거기엔 문단속이 따로 없으니까 빗장이 따로 없으니까 동그라미다 가장 자주 쓰고 싶은 말, 동그라미라고 써놓고 보아라 가장 정직한 상형문자다 평화의 살이다 그래서 동그라미다 소리 내 보아라 가장 정직한 소리다 모든 소리를 다 담고 있다

나는 자꾸 음악을 꺼내겠다 작은 동그라미와 큰 동그라미를 번갈아 누르겠다 사물을 자꾸 엎지르게 한다 튀는 사물들의 키가 들숨 날숨으로 솟는다 <정진규>

혹여 누가 음악을 거칠고 모난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가. 시인은 말한다. 음악은 동그라미 살이라고. 동그라미이기에 들고 나가는 문이 같아 문단속도 빗장도 필요 없다고. 시인은 세상의 모든 음악을 동그라미라고 부르며 가장 쓰고 싶은 말, 가장 정직한 상형문자, 평화의 살, 세상의 모든 소리를 다 담고 있는 것이라고 노래한다.

시인이여, 그렇습니다. 음악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르입니다. 부유하거나 가난하거나 착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건강하거나 아프거나 상관없이 모든 이들에게 공평하게 열려있는 장입니다. 아무에게나 구분 없이 골고루 혜택을 나누어 주는 것이 음악 말고 또 있을까요?

음악은 마음에서 시작되어 성대의 떨림으로 나타나 구강을 울리며 몸 밖으로 퍼져나갑니다. 또 마음의 가장 깊숙하고 후미진 곳까지 침투해 나라는 존재의 의미를 확인시킵니다. 노래는 마음의 반향이기에 어두울수록 내면의 소리는 더 커집니다. 해서 그 무엇보다 더 깊게 만져지는 것이 음악이라는 육체입니다.

오늘은 나도 자꾸 음악을 꺼내보아야겠습니다. 무슨 노래든 꺼내서 자꾸만 듣고 자꾸만 불러보아야겠습니다. 서영처<시인>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기획/특집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