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물결은 없고 할인 물결만…동성로 상가 눈살 찌푸린 ‘3·1절’

  •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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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02 07:39  |  수정 2015-03-02 07:39  |  발행일 2015-03-02 제6면
국경일 마케팅 매출에 혈안
“기본 안 갖춰” 비난 목소리

1일 대구 동성로 일대의 일부 상점이 3·1절을 기념한 반짝 마케팅을 펼쳤다. 행사를 펼친 매장들은 하루종일 특수를 누렸지만, 정작 태극기를 게양한 곳은 거의 없어 3·1절의 의미 퇴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오후, 대구시 중구 동성로 일대는 새학기 용품 등을 사러 나온 학생과 가족으로 붐볐다. 점포 곳곳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으며, 3·1절을 기념해 할인 이벤트를 펼치는 곳도 적지 않았다.

한 의류매장은 ‘삼일절 기념 면바지 9천900원 대한독립만세’라는 현수막으로 2층 건물 전체를 덮어놓았다. 지난달 27일부터 1일까지 3·1절을 기념해 2만9천900원짜리 면바지를 9천900원에 할인 판매한다는 것.

가게 안은 물건을 구경하려는 사람으로 만원이었다.

동성로의 한 커피전문점도 ‘3·1절 기념 특별 이벤트’라며 하루 동안 할인행사를 펼쳤다. 20여개 테이블은 이미 꽉 찼고, 커피를 주문하려는 사람으로 계산대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외에도 몇몇 상점이 ‘3·1절 기념’ 등의 문구와 함께 각종 행사를 펼치며 휴일 고객끌기에 가세했다.

하지만 이날 취재진이 동성로에서 발견한 태극기는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CGV대구한일~대구백화점~중앙파출소(450여m) 구간과 대구백화점~통신골목(300여m) 구간은 태극기를 게양한 상점이 한 곳도 없었다. 로데오거리와 야시골목 일대도 마찬가지였다. 3·1절 기념 태극기 대신 ‘마케팅’만 거리를 채운 셈.

시민들은 자칫 3·1절의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최모씨(33·대구시 수성구 범어동)는 “소비자 입장에서 할인 행사를 하는 것은 좋지만, 기본도 갖추지 않은 채 지나치게 상술에만 주력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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