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주기별 재무설계 .2] 신혼부부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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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28   |  발행일 2015-03-28 제11면   |  수정 2015-03-28
연애시절의 씀씀이 버려라
주택담보대출 이자 내고 생활비에다 보험료까지… 혼자 살 때보다 지출 많아
가계경제 리모델링 통해 양육비·노후자금 등 준비 결혼초기부터 계획 필요
[생애 주기별 재무설계 .2] 신혼부부

대구 달서구에 사는 박모씨(31) 부부는 신혼 1년차 맞벌이 부부다.

은행 대출을 받아 다행히 내집마련은 했지만, 한달 수입으로 주택담보대출 이자에 생활비, 보험료를 납부하고 나면 여유가 없다.

박씨는 “결혼 초반에 연애 시절처럼 외식도 많이 하고 여행도 다니다 보니 지출이 꽤 많아 돈을 별로 모으지 못했다”면서 “올해 2세가 태어나는데 아이 양육비에 교육비, 미래 노후자금 등을 생각하면 앞날이 막막하다”고 한숨을 쉬었다.

박씨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재무 상담을 통해 가계 경제를 리모델링해 제대로 목적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결혼은 누구에게나 인생의 새로운 터닝 포인트다.

하나가 둘이 되면서 생활이 달라지는 것은 물론이고, 재무적인 면에서도 커다란 변화가 찾아온다. 아이가 태어나 가족 수가 늘어나면 지출도 자연스레 증가해 경제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중·장기를 대비해 결혼 초기부터 재무계획을 철저히 세워 실행하지 않으면 결혼 및 노후생활은 한숨 섞인 후회로 얼룩질 수 있다.

재무 전문가들은 아이가 태어나지 않은 결혼 초기부터 재무설계와 재무관리를 똑똑하게 해야 편안한 결혼생활과 노후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조언한다.

국제재무설계사(CFP)로 활동하고 있는 김홍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대리는 “미래에 대한 준비는 시간과의 싸움이며, 출산·은퇴 등 인생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무상담을 통해 자금설계를 하는 것이 신혼부부의 필수 준비물”이라면서 “국민연금공단에서는 무료로 노후설계, 재무교육 및 공익적 재무설계를 제공하고 있으니 고민만 할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공단을 찾아 노후설계서비스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주는 신혼부부의 똑똑한 재무관리를 위한 팁에 대해 살펴봤다.


[생애 주기별 재무설계 .2] 신혼부부

◆ Tip 1. 생활비, 꼼꼼히 체크하자

필수 지출항목은 줄일 수 없다.

아무리 줄이고 싶어도 관리비, 통신요금, 공과금은 크게 절약하기가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외식, 용돈, 각종 모임에 드는 비용을 살펴보면 평소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 많은 돈이 지출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갑자기 생긴 모임, 충동 구매한 디지털 제품, 생활용품의 구매 비용을 살피고, 우선 순위를 정해 지출한다면 상당 부분 절약이 가능하다.

많이 쓰는 데는 누구도 장사가 없는 법. 소비보다는 모으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신혼부부는 생활비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 Tip 2. 자금통장에 이름을 붙이자

재무설계는 부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인생목표에 맞춘 지출을 준비하는 것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신혼부부라면 주택, 자녀, 노후자금 마련, 기타 목적자금 등 이루고 싶은 목표를 가진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살펴보고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목표를 우선 점검하고 필요 자금과 부족 자금을 살펴본 이후에 상품을 선택해야만 필요한 시기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무작정 내 집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열심히 하나의 통장에 저축을 하고 있거나, 자녀 출산이 코앞에 있는데도 장기주택마련저축, 개인연금, 종신보험 등 장기상품만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재무목표 달성기간을 단기·중기·장기로 우선 구분하고 필요 자금을 설정한 뒤, 자금 통장에 ‘교육자금’ ‘노후자금’ 등으로 이름을 붙여 투자 기간에 맞게 다양한 상품을 혼합해 활용해야 한다.

중기(5~10년 정도 기간)에 달성될 목표라면 본인의 투자 위험 수용도를 파악한 후 우량주펀드, 물가연동 국고채, 1~3년 만기의 예·적금을 활용할 수 있다.

장기(10년 이상)의 경우 노후자금 마련을 위한 개인연금저축, 연금펀드, 보험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연금 상품은 세액공제 혜택을 볼 수 있으며 55세 이후 연금수령시 과세이연 효과를 볼 수 있다.

목적 자금의 마련은 수익률도 중요하지만 목적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자금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주택구입자금, 자녀 교육자금 등 반드시 필요한 중요자금은 수익성보다는 안정적 운영이 우선 순위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 Tip 3. 비상예비자금통장을 마련하라

신혼부부는 인생의 큰 그림을 그려보고 체계적인 돈관리를 시작해야 한다.

2세 계획, 주택구입, 맞벌이 지속 여부 등 가정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커다란 이벤트가 발생하면서 노후준비 같은 장기 투자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상예비자금을 마련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비상예비자금통장은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까.

비상시에 자유롭게 찾아쓸 수 있는 통장이지만 연 1.5% 전후의 이자를 받을 수 있는 CMA통장이나 급여이체 등을 통해 금리우대를 받을 수 있는 은행의 통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보통 비상예비자금은 부부 급여의 3배 정도는 적립돼야 하는데, 바로 비상금의 비축이 어렵다면 매월 20만~30만원의 별도 저축을 통해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

1년짜리 적금을 넣어 만기 도래시 원금과 이자를 재예치하는 방법을 통해 돈을 모으는 재미와 습관을 붙이고, 비상금예비자금 통장을 마련하는 것도 똑똑한 방법일 것이다.



◆ Tip 4. 신혼부부들의 필수 통장, 주택청약종합저축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신혼부부라면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은 필수로 가지고 있어야 할 상품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은 예전에 세 가지로 나뉘어 있던 주택청약 관련 통장을 2009년 5월 이후 하나의 방식으로 통합한 상품이다.

매월 2만원부터 50만원까지 납부 가능하며 무주택 세대주라면 연간 240만원 한도로 최대 40%인 96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다.

또한 현재 금리는 1개월 이상 1.8%, 1년 이상 2.3%, 2년 이후 2.8%의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1%대의 기준금리 시대 청약통장기능 이외의 저축통장으로 활용하는 것도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청약통장으로 본래의 기능인 주택 청약 이외에 임대주택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김 대리는 “내 집의 가격이 오른다면 자산 형성에 도움이 되고 전·월세로 떠도는 불안감이 없어지지만 주택가격 상승이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고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내집마련도 본인의 재무상황이나 향후 여건에 맞는 사전계획 수립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 Tip 5. 40대 이후를 예측하고 준비하라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고수익 고위험 상품, 부동산 등에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젊은 부부도 많다.

투자는 여유자금으로 하라는 이론은 알고 있지만, 여유자금만 가지고 투자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우선 자녀가 중·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전까지 최대한 자금을 비축하고, 본인의 소비에 엄격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마련된 종잣돈은 노후자금·투자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고,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전환되는 경우에 부족한 생활자금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평균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의 시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노후준비의 중요성도 증대되고 있다.

부부의 국민연금과 퇴직연금, 향후에 활용할 수 있는 주택연금, 농지연금, 개인연금 등에 대한 정보 수집과 노후 생활비 계획 수립도 필요할 것이다.

젊은 시기에 단기 투자에만 치중하기보다는 수입의 10~15%는 노후를 위해 투자할 것을 권한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도움말=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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