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상반기가 ‘골든타임’이라는데…노동시장 개혁·내년 최저임금 협상 난관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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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3-30 07:34  |  수정 2015-03-30 08:47  |  발행일 2015-03-30 제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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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설정한 이른바 ‘한국경제의 골든타임’이 임박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최근 “올해 3~4월은 골든타임 중의 골든타임으로, 이제는 골을 넣어야 할 시기"라며 “하반기에는 (내년) 총선 국면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상반기가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의 의도대로 ‘골’이 터질지는 미지수다. 최저임금인상·노동시장 구조개편 등 정부가 내수 활성화를 위해 꺼내든 카드들이 재계와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로 대변되는 노동시장 구조개편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 도출이 만만치 않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지난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김동만 위원장, 한국경영자총연합회 박병원 회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우리사회가 경제체질을 혁신해 재도약을 이룰 수 있는지 여부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달렸다”며 “노사가 대승적 차원에서 3월내 합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대환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장도 “3월 말까지 대타협에 이르지 못하면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정부는 청년실업의 원인이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 ‘경직적인 임금 및 근로시간 체계’ 등 노동시장의 낡은 관행을 방치한 결과라며 노동계와 재계가 통 큰 결단을 내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노동시장 유연화와 성과연봉제 확대 적용, 저성과자 퇴출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고, 민주노총은 총파업까지 예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다음달 말에는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의 협상도 본격 시작된다. 최경환 부총리는 7%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6% 인상안을 들이밀었고, 노동계는 70%나 인상한 시급(時給) 1만원을 들고 나왔다.

여야간 의견차도 크다. 여당은 최저임금 인상률 결정에는 고용감소 등 전문적 연구가 필요하므로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야당은 전체 노동자 평균 급여의 50% 이상이 되도록 최저임금법을 개정하자는 안으로 압박해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경제학부)는 최저임금에 대해 “정부안대로 7% 이상 올리는 게 맞지만, 노동계가 주장하는 1만원 인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과도한 격차와 청년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시장 구조도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기보 숭실대 교수(글로벌통상학과)는 “최저임금인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의 타격이 심할 것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인상과 함께 이에 대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며 “구조개혁은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문제로, 정부가 진정으로 경제를 살리고 싶으면 총선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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