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수성구 범어동 ‘청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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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5-15   |  발행일 2015-05-15 제41면   |  수정 2015-05-15
톳전복영양밥·울릉도홍합톳영양밥 등 자연식 밥상…집밥으로 소문나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대구 수성구 범어동 ‘청아람’

갓 지어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오렌지 빛깔의 홍합이 듬성듬성 섞인 쌀밥에 양념장을 넣어 밥알이 깨어지지 않게 살살 비빈다.

홍합의 쫀득한 감칠맛과 밥의 구수함이 제법 잘 어우러진다. 바다향이 나는 톳까지 넣어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듯 한 재미에 밥맛은 한층 더 고소해진다. 톳은 바다에서 나는 채소다. 식량이 부족했던 시절에 밥의 양을 늘리는 구황용으로 곡식을 조금 섞어서 톳밥을 지어 먹기도 했으나 지금은 바다의 불로초로 불리는 건강식품으로 전량 일본으로 수출될 정도로 귀한 몸이 되었다. 이 집은 톳전복영양밥(1만5천원)·울릉도홍합톳영양밥(1만3천원)과 같은 한 끼 식사로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자연식 밥상을 내는 곳이다. 전복영양밥은 전복이 제법 수북하게 들어 있다. 편으로 썰어 부드럽고 쫄깃하게 씹히는 전복, 별다른 반찬 없이도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는, 밥 자체로도 맛이 있다.

음식들이 양념이 강하지 않고 하나같이 정갈하고 얌전한 맛이다. 화려함보다는 소박하지만 개성이 있다. 에피타이저로 내는 찰밥. 조밥을 감태로 싸서 낸다. 한 입 넣으니 기분 좋은 비린 듯한 바다 내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감태는 바다에서 전복과 소라의 먹이가 되는 조류 식물.

이 집 주방에는 인공조미료는 물론이고 맛소금조차도 없다. 모든 음식은 저염식으로 낸다. 현미찹쌀가루를 곱게 갈아 조미료를 대신 한다. 팽이버섯을 농축액으로 만들어 나물 버물릴 때 넣어서인지 향이 은은하고 깔끔한 맛이 특별하다. 이 집의 모든 음식은 좀 더 건강하고 좋은 음식을 내기 위해 1년 중 가장 맛있는 제철 산지에서 구입한 식재료로 만든다. 흉내낼 수 없는 맛과 멋의 깊이가 있다. 자연 숙성시킨 영양만점의 엄마표 음식이 많다. 버섯들깨전(1만원)도 인기메뉴. 부침가루에 계란을 풀어 넣고 표고, 느타리버섯에 곱게 갈은 들깨를 갈아 넣고 노릇노릇 지져 청·홍고추를 듬성듬성 얹어 낸다. 고소한 들깨와 쫀득한 버섯이 먹는 내내 입에서 촉촉하게 느껴진다.

흑임자묵(1만원)은 매콤하면서 고소하다. 채소 겉절이를 쫀득하면서 찰랑거리는 묵 위에 올려 먹는다. 은근한 미감이 피어난다. 돼지수육(1만8천원)은 보들보들하면서 달콤한 맛이다.

카페 같은 외관에 내부는 잘 꾸며진 푸근한 가정집 분위기. 착한가격에 알맞은 간에다 재료마다 특성을 살린 조리법이 돋보인다. 몸이 원하는 음식이다. 집밥으로 이미 소문난 곳이다.

음식평론가

▶예약전화: (053)753-7264
▶위치: 대구시 수성구 범어1동 377-34(범어로터리 롯데캐슬아파트와 궁전맨션 사이길)
▶영업시간: 오전 11시20분~ 밤 10시
▶휴무: 매주 일요일
▶주차시설: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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