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실종된 남편따라…Neverending Love Story

  • 최나리
  • |
  • 입력 2015-05-25 07:19  |  수정 2015-05-25 14:16  |  발행일 2015-05-25 제2면
美軍 엘리엇 중위의 아들과 딸
유언대로 어머니 유골 한국에
낙동강서 ‘65년만의 사후 재회’
20150525
24일 오전 칠곡군 왜관읍 호국의 다리에서 6·25전쟁 중 낙동강전투에서 실종된 제임스 엘리엇 중위(작은 사진)의 부인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 여사의 유골분을 딸 조르자 래 레이번씨와 아들 제임스 L. 엘리엇씨가 낙동강에 뿌린 후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지방보훈청 제공>

“남편이 있는 한국에 제 유골을 뿌려주세요”.

6·25전쟁에 참전한 뒤 실종된 남편 제임스 엘리엇(당시 29세) 미(美) 육군 중위가 돌아오길 손꼽아 기다려 온 알딘 엘리엇 블랙스톤 여사(89)가 지난 2월 이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3개월 뒤인 24일 칠곡군 왜관읍 낙동강변에서 65년 만에 사후 재회했다.

이날 엘리엇 중위의 딸인 조르자 래 레이번씨(67)가 유언대로 어머니의 유골분을 낙동강에 뿌린 것이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낙동강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엘리엇 중위가 실종된 장소이다. 낙동강 전투는 6·25전쟁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기록돼 있다.

이날 조르자씨는 ‘보고싶은 아빠’로 시작하는 추모 편지를 낭독, 보는 이들로 하여금 슬픔을 자아냈다.

그는 “아빠를 찾기 위해 저와 남동생(짐)이 많은 연구를 했어요, 어머니도 수년간 미국 참전군인 가족지원협회(Gold Star Wives of America)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죠”라며 “엄마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아빠가 엄마의 유일하고 진정한 사랑임을 느꼈어요”라고 추모문을 읽어 내려갔다. 또 자녀로서 아버지에 대해 느끼는 사랑의 감정도 쏟아냈다. 그는 “긴 세월 동안 아빠 없이 사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어요. 우리는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워요. 군인 중의 군인인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읊었다.

이날 행사에는 엘리엇 중위 유족을 포함해 6·25 참전 미국 실종장병 유족 20여명이 참석했다.

앞서 엘리엇 중위 등 6·25 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장병 26명의 유족 49명은 지난 18일 정부 초청으로 방한, 20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6·25참전 미군 실종장병 추모식을 가진 바 있다.

최나리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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