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도둑 맞은' 아이, 41년 만에 친엄마와 만나

  • 입력 2015-05-26 14:34  |  수정 2015-05-26 14:34  |  발행일 2015-05-26 제1면

 출생 직후 서로 보지도 못한 채 수천 킬로 떨어진 곳에서 살아야 했던 칠레의 어머니와 아들이 41년 만에 만났다.
 미국 CNN 방송은 칠레에 살고 있는 넬리 레이에스(61)가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죽은 줄 알았던 아들 트래비스 톨리버(42)를 극적으로 만났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생모인 레이에스는 1973년 칠레의 한 병원에서 아들을 출산했으나 기쁨도 잠시뿐, 몇 시간 후 아기가 죽었다는 말을 간호사에게서 들었다. 병원 측은 태어난 아기의 심장에 문제가 있었다고만 말하고 시신도 보여주지 않았고 사망확인서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멀쩡히 살아있었고 수천 킬로 떨어진 미국 워싱턴 D.C에 살고 있는 한 부부에게 입양돼 건강한 성인으로 자랐다.


 톨리버는 자신이 미국에 입양된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고향인 칠레에서 '도둑맞은 '아기인 지는 몰랐다. 톨리버를 입양한 부모 역시 톨리버가 버려진 아기라는 말만 들었을 뿐 출생 직후 누군가 훔쳐 입양 보낸 아이란 사실은 알지 못했다.


 톨리버는 20대부터 자신을 나아준 어머니와 가족을 찾으려 해왔지만 이런 사연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로 지냈다. 지난해 되어서야 자신의 과거에 대한 진실을 알아야 하겠다고 결심해 수소문한 끝에 수천 킬로 떨어진 칠레에서 가족을 찾게 됐다.


 톨리버와 생모인 레이어스는 톨리버가 태어난 직후 누군가가 그를 훔쳐간 것으로 보고 있다. 톨리버를 훔쳐간 자들이 누구인지, 또 금전적인 거래가 있었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톨리버는 현재 칠레 당국과 함께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내기 위해 노력중이다.


 CNN은 칠레에서 톨리버처럼 출생 직후 사라진 아기들의 이야기는 드물지 않다면서 '침묵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이들은 돈을 받고 팔리거나, 자녀의 임신 사실을 숨기려는 부모들이 의사, 신부들과 공모해 먼 지역으로 입양시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마르셀라 라브라나 아동보호기관(SENAME) 담당자는 이와 관련, 현재 수백 여건에 달하는 불법 입양 사례를 조사중이라면서 그러나 "지난 1970∼80년대 독재 정권하에서 수천 명의 아이가 불법으로 입양됐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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