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수박 꼭지 떼고 나오나 그냥 나오나

  • 명민준
  • |
  • 입력 2015-05-27 07:35  |  수정 2015-05-27 07:35  |  발행일 2015-05-27 제10면
“노동력 많이 들고 불필요”…정부, 제거후 유통하기로
“소비자가 받아들이겠나”…농민은 꼭지 사수 대작전

‘T자 꼭지를 유지한 수박 vs 꼭지를 완전히 제거한 수박’.

최근 기온이 부쩍 오르며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제철 인기 과일인 수박의 꼭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수박꼭지 제거설’은 수박농가들의 고충과 학계분석 결과를 앞세운 관계당국 측의 주장이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는 올해부터 수박 수확·유통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노동력을 줄이고,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꼭지제거설을 골자로 한 ‘수박 유통 및 소비관행 개선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수박 특유의 ‘T자 꼭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확 시 총 3번의 가위질이 필요하고, 꼭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운송과정에서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작업속도가 느려지고, 노동력도 많이 투입돼 전국 수박농가에서 연간 144억~177억원의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이 꼭지제거설이 나온 배경이다. 특히, 유통과정에서 꼭지가 손상돼 팔리지 않는 수박으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농가로 돌아간다는 업계 분석결과도 꼭지제거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올곧은 T자 꼭지가 수박의 신선도를 판가름한다는 이야기는 오해에서 비롯됐으며 최근 연구결과는 이를 완전한 사실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충남대학교 연구팀이 실행한 수박 꼭지 절단 관련 연구에서, 수박꼭지는 수박의 질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반면, 농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T자 꼭지 유지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도내 최대이자 전국 주요 수박 생산지인 고령에서도 마찬가지다. 고령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정부가 꼭지 없는 수박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이 꼭지 없는 수박을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농민들은 수박꼭지 제거 장려에 아랑곳하지 않고, 손이 더 가더라도 계속해서 수박꼭지 유지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