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분신에도 큰 불 막은 日신칸센 “대구지하철 방화후 대비강화 덕분”

  • 입력 2015-07-02 07:50  |  수정 2015-07-02 07:50  |  발행일 2015-07-02 제13면

지난달 30일 일본 신칸센(고속열차) 분신 사건에서 불이 열차 전체로 번지지 않은 데는 2003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을 계기로 화재 대비의 기준을 높인 덕분이라고 일본 언론이 1일 지적했다.

6월30일 오전, 도쿄발 신(新) 오사카행 도카이도 신칸센 ‘노조미 225호’에 탄 남성 승객이 10ℓ들이 기름통으로 반입해온 기름을 주위에 뿌리고 자신의 몸에 부은 뒤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1호차에서 발생한 이 화재로 불을 지른 남성과 52세 여성 등 2명이 사망했고 26명이 화상, 일산화탄소 중독 등으로 중·경상을 당했다. 주행중인 신칸센 열차 안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피해로 기록됐지만 불은 1호차 이외의 차량으로 번지지 않아 800명 가까운 나머지 승객은 화를 면했다.

민영화 이전의 일본 국철은 1960년대부터 차량 내부의 천장재, 시트 등의 내연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1987년 국철이 민영화했을 때 화재 대비 기준을 법령에 명시했지만 당시만 해도 잡지가 불타거나 담뱃불 때문에 불이 나는 정도의 상황만 가정했다.

그러나 2003년 2월 한 남성이 열차 안에서 휘발유를 뿌리고 방화하면서 발생한 대구 지하철 사건으로 약 350명의 사상자가 나온 이후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하철, 신칸센 등에서의 방화 사건 때 화재의 확산을 막기 위한 대비 체제를 갖추도록 일선철도회사에 지시했다.

2004년 12월부터 국토교통성의 열차 화재 대비 기준이 강화함에 따라 각 철도 운영사들은 에어컨 통풍구와 천장 등을 고열에 잘 녹지 않는 소재로 만들고, 차량과 차량 사이의 문을 언제든 잠글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분신 사건이 발생한 신칸센의 운영사인 JR도카이는 시트와 바닥재는 물론 각 차량 사이의 문도 불이 붙기 어려운 소재를 사용했다. 또 각 차량에 소화기 2대씩을 비치하고,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 차장실에서 객실 상황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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