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맞은 ‘롯데家 후계다툼’, 빠르면 주중 주총…票대결로 승부 갈릴 듯

  • 박주희
  • |
  • 입력 2015-08-03 07:43  |  수정 2015-08-03 07:45  |  발행일 2015-08-03 제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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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숙소 겸 집무실이 있는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1층 로비에 롯데 일가족을 취재하려는 기자들이 모여 있다. 연합뉴스


롯데가(家) 후계 다툼이 한발도 물러서지 않는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번주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이르면 이번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고, 그동안 일본 롯데홀딩스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일본에 머물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일 귀국해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2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신동빈을 한국 롯데 회장과 롯데홀딩스 대표로 임명한 적이 없다”는 자신의 입장이 담긴 영상을 공개해, 앞으로의 형제간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본 가는 형 신동주
“동생 中사업서 兆단위 손실
승리땐 아버지 대표로 복귀”


한국 오는 동생 신동빈
“오늘 경영권분쟁 입장 발표
법리적 유리…소송도 불사”

◆형은 일본으로, 동생은 한국으로

롯데판 승계 다툼이 점입가경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잇따라 방송 인터뷰를 통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를 모두 차지하기 위해 지나친 욕심을 부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신동빈 회장 측도 신 전 부회장의 ‘1일 천하’ 쿠데타를 지원한 친족 폭로전을 이어가는 한편, 법리적 완승이 가능한 만큼 소송까지 불사해 한·일 롯데의 ‘신동빈 원톱’ 체제를 지키겠다고 맞섰다.

이런 가운데 3일 형은 일본으로 가 주총에 대비하고 동생은 한국으로 입국해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그동안 일본에 머물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대비한 우호지분 확보에 총력을 다한 것으로 알려진 신 회장은 3일 입국한 후 최근 경영권 분쟁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족문제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 형식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은 3일 일본으로 출국한 후 우호지분 확보를 위해 광윤사 등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서로 승리 자신

롯데가 후계 다툼의 향배를 가를 최대 핵심 변수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가 주주들에게 주주총회 소집 안내장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가족간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예상됐지만, 형제간 싸움이 진실게임 양상에다 이전투구로 치닫고 있어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에서의 표 대결로 승부가 갈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형제는 서로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는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2일 방송국 인터뷰를 갖고 “롯데홀딩스 최대 주주는 광윤사, 그다음이 우리사주로 두 개를 합하면 절반이 넘는다. 우리사주 찬성이 있으면 지금의 이사진을 모두 바꿀 수 있다”면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에서 본인이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경우 나를 따르다 해임된 이사진을 복귀시키고 신 총괄회장을 다시 대표이사직으로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빼앗긴 신 총괄회장을 복귀시키겠다고 밝힌 것은 주총을 앞두고 신 총괄회장 지지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신 전 부회장은 “동생 신동빈 회장이 완전히 이기거나 지거나 결정될 때까지 타협하지 않고 철저히 싸울 것을 선언했다”면서 “지난 7월6일 동생과 한국에서 한차례 만나 타협점을 찾으려 했으나 신 회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또 “7월 초 신 회장이 중국 사업에서 조 단위 손실을 낸 데 대해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매우 화를 냈고 변상을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맞은 신동빈 회장은 이후 신격호 총괄회장 앞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의 핵심 측근은 “법리적으로 우리가 유리하다. 우리가 완승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는다. 결국 소송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31일 신 전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하고 신 회장을 후계자로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신 총괄회장의 직인이 찍힌 문서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아무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동안 신 전 부회장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친족에 대한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 측근은 신 총괄회장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에 대해 “중립이 아니라 신 전 부회장 편에 서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건의 주모자는 신영자 이사장이다. 그룹을 한 몫 떼가려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다른 롯데 핵심 관계자도 “신영자 이사장과 신동인 구단주 대행이 지난달 15일 롯데호텔 34층에 그룹 전·현직 대표 10여명을 차례로 불러 신동주 체제 구축에 대한 협조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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