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살리는 경북의 새마을운동 .1] 개도국·물부족국가에 ‘희망의 단비’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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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0   |  발행일 2015-08-20 제6면   |  수정 2015-08-20

봉사단 “함께 잘사는 비법 전수” 阿·亞 9개국 27개 마을서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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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경북도의 새마을 세계화 사업이 펼쳐진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현지인들이 태극기와 경북도 깃발, 새마을운동 깃발을 흔들며 봉사단원들을 환영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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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보급활동이 펼쳐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현지 아이들과 함께 수도에서 나오는 물을 보며 기뻐하고 있다.
지난 4월16일, 제7차 세계물포럼이 열린 경주 호텔현대를 찾아갔다. 개최 도시 경북이 ‘새마을과 물관리’라는 주제로 주최한 특별세션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기자는 새마을운동을 그저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촌스러운 구호’라고만 여기고 있었다. 때문에, 취재를 시작하기도 전에 ‘새마을운동’이라는 단어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날 취재를 통해 기자는 ‘새마을운동’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게 됐다. 세션이 시작되자 전세계 물부족국가에서 온 물 관계자들은 앉은자리에서 연방 “새마을 원더풀”을 외치면서 “새마을운동은 우리 국민에게 동기부여를 해줬고, 의지를 갖게 해줬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 21세기 판 새마을운동은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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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이라는 단어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 시대의 새마을세계화사업은 개발도상국 국민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인류애를 실천하기 위한 봉사활동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부디 이제는, 과거를 잊고 정치와 이념 등을 떠나 새마을세계화사업을 지켜봐줬으면 좋겠습니다.”


“잡은 물고기보다 낚시법 전한다”
농업·물 개발 관련 기술 등 전파
단순 원조 아닌 인류애 실천 개념

현지 환경개선·소득증대도 한몫
“새마을운동 배우겠다” 요청 쇄도
84개국 3850명 새마을정신 연수
대학생 ‘해외판 농활’도 활발해


윤위영 경북도 새마을봉사과장은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새마을운동에 대한 인식전환을 당부했다.

그렇다면 경북도의 ‘새마을운동’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지향하고 있을까.

경북도의 21세기 판 ‘새마을운동’은 개발도상국가나 물부족국가에서 펼치는 ‘새마을 세계화 사업’으로, 일종의 봉사활동이다. 개도국이나 물부족국가에 봉사단을 파견해, 농업기술과 물개발 기술 등을 전파하는 것이다. 하지만 윤 과장은 경북도의 새마을사업이 단순한 원조의 개념과는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가 개도국과 물부족국가 시민들에게 행하는 도움은 비완성품에 가깝다. 식량, 기술, 생필품을 그저 지원해주는 것이 아니라 직접 구할 수 있게 옆에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경북도의 새마을사업은 ‘지속가능한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t·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이나 국제기관에 하는 원조)’라고도 평가받고 있다.

◆ 새마을 세계화로 경북 위상 업!

경북도의 새마을 세계화 사업은 크게 △새마을리더 봉사단 파견 및 시범마을 조성 △외국인 새마을운동 연수 △대학생 새마을 해외 봉사활동 등으로 나뉜다.

‘새마을리더 봉사단 파견 및 시범마을 조성’ 사업은 현지주민과 함께 새마을운동 성공 경험과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보건과 교육, 환경분야 시설개선 및 소득증대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도내 지자체와 함께 진행하며, 올해는 새마을 시범마을 조성사업지역에 포항과 안동, 구미, 영천, 문경, 청송, 청도, 예천 등 8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지금도 칠곡군을 비롯한 각 지자체가 참여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아프리카 4개국(에티오피아·탄자니아·르완다·세네갈)과 아시아 5개국(필리핀·우즈베키스탄·베트남·스리랑카·인도네시아)의 27개 마을에서 팀별 5~6명으로 구성된 새마을리더 해외봉사단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새마을운동 연수’ 사업은 경북도의 ‘새마을 세계화 사업’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것이다. 개도국과 물부족국가에서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도록 ‘물고기 잡는 방법’을 전수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개도국 및 물부족국가 국민을 국내로 초청해, 그들을 대상으로 새마을정신을 전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84개국 3천850명의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새마을 연수를 진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베트남과 필리핀에서 544명의 현지인에게 ‘현지로 찾아가는 새마을 연수’를 진행하는 등 한해 동안 총 810명의 외국인에게 새마을운동을 전수했다.

올 하반기에는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 등 저개발국가 지도자들을 대상으로 △관련기관 요청연수(50여명) △찾아가는 새마을연수(3개국 6개 마을 700명 정도) 등 750여명에 대해 농업기술과 농기계 조작 등 현장 맞춤형 실용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해외판 농활(농촌봉사활동)’이라고 불리며, 최근 지역 대학생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대학생 새마을 해외 봉사활동’사업도 눈길을 끈다. 이 사업은 지역 대학생들에게 해외봉사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글로벌 마인드를 함양하고, 새마을운동의 국제적 가치를 인식시켜 차세대 글로벌 새마을리더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6개국에 525명의 대학생 봉사단을 파견했다. 올해는 베트남과 필리핀, 에티오피아로 3개팀 85명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상태다. 참여 대학생들은 해외에서 의료봉사와 한글교육, 우물파기 등의 봉사활동과 태권도 시범, 한국노래 부르기 등의 문화알리미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같은 노력 덕일까. 경북도에는 요즘 개도국과 물부족국가로부터 ‘새마을운동을 전수해 달라’는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올 4월에 개최된 제7차 세계물포럼에서 OECD 사무총장과 UN 부사무총장, UNESCAP 사무총장, 에티오피아 대통령, 타지키스탄 대통령 등 정상들이 새마을운동에 대한 적극적 논의를 먼저 제안하기도 했다.

이병환 경북도 자치행정국장은 “최근 행정자치부나 외교부, 코이카 등을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주요인사들은 새마을 관련 인프라가 가장 잘 정립돼 있는 경북도를 필수 방문코스로 요청하고 있다. 새마을 운동을 통해 경북도의 위상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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