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 드는 순간 번뇌서 벗어나”…민화로 활력 충전

  • 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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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26   |  발행일 2015-08-26 제12면   |  수정 2015-08-26
우암사 법련민화연구소 회원들
실력 늘면서 작가의 꿈도 키워
“붓 드는 순간 번뇌서 벗어나”…민화로 활력 충전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우암사 민화 작업실에 모인 법련민화연구소 회원들이 활짝 웃고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우암사(주지 법련 스님) 민화 작업실에서는 회원들이 모여 한 주 동안 주어진 과제를 법련 스님과 함께 보며 민화 수업을 시작한다.

법련민화연구소는 2014년 법련 스님이 포교 활동을 목적으로 문하생을 양성하면서 시작했다. 구성원들의 종교는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각기 다르지만, 서로의 종교를 인정하고 교류하고 있다. 회원들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인성 관련 문제들을 바르게 이끌고 실천하는 방법들을 토론하는 시간도 가지면서 이해와 배려, 화합으로 공존하며 민화를 배우고 있다.

문하생 김재희씨(51·대구시 북구 복현동)는 “처음에는 민화에 관심이 있어 시작하게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민화를 배우는 일이 단순 취미 활동이 아니라 이제는 작가에 도전하는 수준”이라고 했다.

회원들은 저마다 무념무상(無念無想), 붓을 드는 순간 무심(無心)이 되어 마음속 번뇌에서 벗어나 작업에 몰두할 수 있어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고 한다.

특히 직장 생활과 집안일로 하루하루가 녹록하지 않지만, 회원들은 민화를 배우면서 가정에 더욱 충실하게 되고 실력이 조금씩 늘어 작가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또한 이젠 동아리 회원이 아닌 가족으로 여기며 인연의 소중함을 쌓아가고 있다.

스님은 한지에 초(밑그림)를 뜨는 순간부터 초심으로 돌아가게 되고, 색을 입히는 작업은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이라 생각하며 작품에 임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1층 갤러리에는 스님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공간이 있어 그림을 그릴 때 표현 방법을 적용, 응용할 수 있어서 회원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고 있다. 그리고 민화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사물을 관찰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므로 야외 활동을 하며 회원들의 친목을 도모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스님은 “법련민화연구소는 사람으로서 지녀야 할 근본적인 도리를 지키고 실천할 수 있는 인성도야(人城陶冶)를 가장 중요시한다. 민화를 통해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 세상을 살아가는 데 긍정적인 사고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인품과 실력을 갖춘 민화 작가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수행과 정진을 하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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