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시대가 요구하는 정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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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9-17   |  발행일 2015-09-17 제30면   |  수정 2015-09-17
20150917
유승경 (대구시 기획조정실장)

공공정보 능동적 공개로
창업을 도모하게 하거나
맞춤 서비스 제공하는 것…
개방·협력 등 4대 가치가
피부 와닿게 힘찬 추진을

우리가 잘 아는 고사성어 중에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가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것에서 유래됐다. 현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바로 ‘정부3.0’이 있다. 맹자가 세 번째 이사를 간 후에 비로소 어머니가 바라는 공부를 하게 됐는데 ‘정부3.0’도 두 번의 변천과정을 거쳐 현 시대가 요구하는 바를 정부 스스로 능동적으로 제공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생각하다가 문득 이 글귀가 떠올랐다.

일부에선 정부가 바뀔 때마다 의례히 등장하는 정치적 수사쯤으로 치부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부3.0’은 우리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다. 웹 프로그램이 당초 1.0에서 2.0, 3.0으로 진화하는 것처럼 정부정책의 진화과정을 단지 그렇게 명칭으로 정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정부3.0’이란 정부운영방식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개개인 중심으로 바꾸는 전면적인 혁신으로, 정부의 능동적 공개·참여에 주안점을 둔다. 이러한 정부운영상의 패러다임 변화는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 나가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진화과정이 아닐까 한다.

‘정부3.0’은 알게 모르게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하고 있다. 일례로 경찰청은 운전면허증 신규발급이나 갱신발급 시에 병원에서 발급한 신체검사서 제출을 생략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정보 제공 동의만으로 처리가 가능하도록 해 건강검진비 4천원과 건강검진에 소요되는 시간을 동시에 절약하게 했다. 대구시도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입주민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2013년부터 공동주택 관리비 절감방안 매뉴얼을 보급했다. 열린주민학교 운영과 150가구 이상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 대해선 입주민의 동의를 얻어 특별감사를 실시해 시민들에게 호평을 들었다.

또 TBN대구교통방송과 대구시 재난상황실의 협업을 통해 재난정보를 상호공유하고, 방송을 통해 시민들에게 신속히 전달하고 있다. 낙후된 전통시장을 새롭게 변모시킨 ‘서부시장 프랜차이즈 특화거리 조성사업’은 민·관 협업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대구시민원탁회의·현장소통 시장실 운영도 소통과 협치를 통해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시정 운영의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정부3.0’의 4대 가치인 개방·공유·소통·협력의 면면은 공무원들의 업무처리과정에서 혁신적 변화를 요구한다. 공공정보와 공공데이터를 능동적으로 공개해 국민들이 이를 활용해 창업을 도모하게 하거나 수요자인 국민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대세로, 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는 정책은 즉시 시행해야 한다. 시간을 두고 추진해야 할 사안은 차근차근 추진하면 된다.

맹모단기지교(孟母斷機之敎)란 고사성어가 있다. 맹자가 멀리 공부하러 갔다가 중도에 포기하고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짜고 있던 베를 한순간에 칼로 잘라 버렸다. 맹자가 그 연유를 물으니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베를 한순간에 잘라 버리는 것과 같이 아무 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이었다. 이왕 시작된 ‘정부3.0’의 가치를 국민 개개인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힘차게 추진해야 하지 않을지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새겨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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