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락의 풍수로 본 명당] 건물 명당입지…폭 좁고 높은 목형체 건물에 붉은 로고의 ‘파스쿠치’ 1층 입점 땐 상생의 생기 받을 수 있어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2-05   |  발행일 2016-02-05 제36면   |  수정 2016-04-19
20160205

정월 설날에 앞서 봄이 들어선다는 절기인 입춘이 어제(4일)였다. 입춘은 겨우내 얼었던 땅속의 냉기가 온기로 변하기 위해 용트림하는 절기다. 봄은 사계절 중 가장 생기가 왕성한 계절이다. 이 계절처럼 좋은 생기가 머물고 있는 풍수명당 터란 어떠한 곳일까. 풍수의 발복은 입지에 있다. 터를 이룬 곳에서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날 때 명당이라 한다. 풍수지리학에서 입지에 적용되는 풍수지표는 크게 산세, 지세, 형체, 좌향, 색채 등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명당터의 지표가 양택입지에서는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

첫째, 산세는 백두대간과 12정맥, 그리고 지맥으로 이어진 용맥이 주산을 이룬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대구의 주산은 백두대간맥이 낙동정맥으로 분맥하여 팔공지맥을 이룬 산세에서 기봉한 팔공산이 된다. 즉 대구지역 학교 교가의 대부분이 팔공산의 정기를 운운하는 것과 같은 의미다. 대구지역은 북쪽의 팔공산을 의지하고 남쪽의 앞산을 바라보는 입지가 좋은 기를 받는다는 뜻으로, 앞산보다 팔공산의 산세역량이 큰 것을 말한다. 지역마다 발복이 이루어지는 시발처인 주산은 생기를 머금고 있으면서 입지공간에 기를 조응·반사해 준다. 경주의 토함산, 전라도 광주의 무등산, 영암의 월출산도 같은 맥락이다.

둘째, 지세는 터를 둘러싼 주변의 사격과 조화를 이룬 곳인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뒤로는 의지할 수 있는 언덕과 적당한 높이의 건물이 팔을 벌려서 감싸듯이 좌우측으로 가까이서 자리하고 있는 건물이 형성된 공간을 말한다. 그리고 앞쪽에 낮은 형태의 건물이나 봉우리가 있는 곳은 풍수지리적으로 사신사(四神砂)를 갖춘 곳에 터를 이룬 지세가 된다. 터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산이나 낮은 언덕, 또는 주변으로 건물이 에워싸고 있는 형태를 이룬 입지는 명당의 기를 받는 곳이다. 그러나 앞쪽으로 높게 솟은 건물이 시야를 막고 있는 입지는 터를 제압하거나 앞길을 가로 막는 형국이므로 좋은 입지가 될 수 없다.

셋째, 건물의 형체가 외관상으로 목형체나 금형체, 토형체를 띠고 있는 건물인지를 판단한다. 풍수지리적으로 기가 상승하는 형체는 목형체로 폭이 좁고 높이 솟은 건물을 말한다. 그리고 금형체는 솥뚜껑을 엎어 놓은 형태의 돔형건물 형태이며, 토형체는 지붕모양이 일자모양이거나 정사각형을 이룬 건물형태다. 이러한 건물은 기가 응집되어 있는 형체다. 그러나 건물지붕형태가 뾰쪽한 것은 불꽃 형상이므로, 기가 모이지 않고 산란해진 형체가 된다. 이러한 건물형태는 주거공간보다는 주로 상업공간인 숙박시설에 맞는 형체가 된다.

넷째, 좌향은 뒤가 높고 앞은 낮은 곳인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앞쪽에 자리한 건물(향)은 반드시 터의 건물(좌)보다 낮거나 비슷한 층수를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하천이 흐르거나 복개된 도로를 가까이 끼고 있는 입지는 산(건물)과 물(복개도로)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생기가 머물고 있는 공간이다. 즉 수성구 범어동의 범어천과 성당동의 대명천이 복개천을 이룬 곳에 입지한 상가가 성업을 이룬 것과 같은 맥락이다. 혹여 도로를 물로 보는 풍수잡설은 건물의 지대보다 낮은 곳에 형성된 경우일 때만 적용될 수가 있다. 이것은 뒤가 높은 것은 산을 의미하며 낮은 것은 물길로 판단하는 것이 풍수지리학의 땅의 논리이다.

다섯째, 색채와 건물형체의 상생관계를 판단한다. 예를 들면 건물이 목형체이고 1층 공간이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가 입점해 있는 경우는 스타벅스의 로고가 녹색을 띠고 있으므로 목형건물의 청색 기와 같은 동기를 받는 곳이 된다. 그러나 ‘파스쿠치’의 붉은 색 로고는 건물과 목생화를 이루기 때문에 이러한 입지는 건물에 머물고 있는 생기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에 ‘다빈치’의 흰색 로고는 금기운을 가진 색채이므로 목형의 건물과 금극목을 이루기 때문에 좋은 기를 받지 못하여 영업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처럼 건물형태와 색채가 서로 상생되는 입지공간은 손님이 좋은 기를 받으면서 머물 수 있는 것이다.

새해의 설계는 정월에 한다고 한다. 이참에 명당입지를 선택하고자 한다면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우리 선현의 입지관인 풍수지리를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국풍환경설계연구소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