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재산 남편 이름으로 기부’ 박수년 할머니 뜻 기린다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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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04 07:27  |  수정 2016-05-04 09:49  |  발행일 2016-05-04 제10면
범어도서관 지하 1층에 ‘김만용·박수년 홀’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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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구청 관계자들이 범어도서관 ‘김만용·박수년 홀’ 앞에서 현판을 바라보고 있다. <수성구청 제공>

전 재산을 남편의 이름으로 장학재단에 기탁한 박수년 할머니(영남일보 3월8일자 1면 보도)의 뜻을 기리기 위한 공간이 대구 수성구 범어도서관에 마련됐다.

대구 수성구청은 범어도서관 지하 1층에 ‘김만용·박수년 홀’을 조성했다고 3일 밝혔다.

앞서 박수년 할머니(86)는 지난 3월7일 수성인재육성장학재단에 평생 모은 재산 12억원을 6·25전쟁 당시 전사한 남편 고(故) 김만용씨의 이름으로 기부한 바 있다.

박 할머니는 당시 결혼한 지 2년 만에 생이별한 남편의 이름 석자를 꼭 남겨주길 바랐다.

이에 수성구청은 범어도서관 시청각실을 ‘김만용·박수년 홀’로 변경하고 현판을 새롭게 달았다. 140석 규모의 시청각실은 주민들의 이용이 가장 많은 곳으로, 박 할머니의 아름다운 사연을 알리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행사를 앞두고 미리 공간을 둘러본 박수년 할머니는 “오랜 세월 고단하고 힘들게 살았지만 이제는 여한이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박 할머니의 가슴에 맺힌 한을 이렇게나마 풀어드릴 수 있어 기쁘다”며 “두 분의 숭고한 삶과 아름다운 용기는 언제까지나 우리의 가슴에 살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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