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밤의 음식 잔치…젊은층 ‘핫 플레이스’

  • 이연정,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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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6 07:24  |  수정 2016-05-26 09:35  |  발행일 2016-05-26 제17면
■ 교동시장 야시장 스케치
매대 25개 양쪽 발디딜 틈 없어
닭강정·철판볶음 등 메뉴 다양
도깨비 시장 전성기 돌아 온 듯
20160526
25일 오후 대구시 중구 교동 도깨비 야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지난 23일 오후 7시, 대구 중구 교동시장 야시장의 개장에 맞춰 북편도로 입구의 도깨비 조형물에 환한 불빛이 켜졌다. 연인, 친구와 팔짱을 낀 젊은이들이 속속 야시장 골목으로 향했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중장년층도 눈에 띄었다.

골목에 들어서자 중간에 지정된 공간을 따라 매대 25개가 늘어서 있었다. 매대 양쪽으로 발 디딜 틈 없이 많은 사람이 오갔다. 일부는 매대 앞에 줄을 선 이들 너머로 조리되는 음식을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문을 닫은 상점 앞에 옹기종기 모여앉거나 길가에 나란히 선 채로 음식을 먹는 모습이 색다른 분위기를 더했다. 교동 야시장은 매일 자정까지 운영된다.

이날 교동 야시장을 찾은 대학생 장수미씨(23)는 “부산 부평깡통시장·전주 남부시장처럼 교동야시장도 곧 젊은 층 사이에서 여행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것 같다”며 “낮에 본 시장과는 또다른 분위기가 매력적”이라며 즐거워했다.

이날 대부분의 매대에는 5명에서 많게는 20여명에 이르는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삼밥(삼겹살밥), 목밥(목살밥), 불닭철판볶음면, 와플, 소시지팬케이크, 닭강정 등 다양한 음식의 향연에 기다리는 고객 모두가 들뜬 표정이었다.

덩달아 판매자의 손길도 바빠졌다. 철판 앞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스테이크토스트를 만들던 매대 주인(여·36)은 “고객의 반응이 좋아 힘든 줄도 모르겠다”며 “야시장이 잘 돼서 대구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토스트 주문을 기다리던 직장인 김민규씨(30)는 “가볍게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서 벌써 세군데에서 사먹고 있다”며 “다양한 메뉴에 맛도 좋다. 다른 지역 친구에게도 적극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상인들도 교동 야시장의 인기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교동시장은 한때 ‘양키시장’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며 호황을 누렸지만, 대형유통업체 등에 밀려 한동안 침체기를 맞았다.

이정선 선영사 사장(65)은 “야시장 운영 이후 20~30대 젊은 층 매대 운영자, 고객들로 북적거린다”며 “IMF 외환위기 이후 죽었던 시장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상인들도 좋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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