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메뚜기의 亂’ 경북 농가 비상

  • 장석원
  • |
  • 입력 2016-06-09 07:23  |  수정 2016-06-09 07:23  |  발행일 2016-06-09 제9면
이상 고온 탓 예년보다 빨라
예천·안동 일대 어린모 피해
성충 되기 전 방제 서둘러야
‘벼 메뚜기의 亂’ 경북 농가 비상
8일 경북도는 예천군 풍양·호명면 들녘에 때아닌 메뚜기 떼 출몰로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자 병해충 119방제단 무인헬기를 동원해 긴급 방제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 제공>


며칠전 예천군 풍양면 하풍지구에 어린 모를 갉아 먹는 해충이 발생했다는 피해 신고가 예천군에 접수됐다. 예천군농업기술센터 김종용 식량작물담당 등 관계자들은 현장으로 출동했다. 김 담당은 어린 모에 달라붙은 2~5㎜ 크기의 메뚜기떼를 발견했다. 이들 메뚜기는 모내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린 모의 잎을 갉아 먹고 있었다.

김 담당이 논둑 근처 어린 모 한 포기를 흔들자 20~30마리의 유충 메뚜기가 떨어졌다.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이들은 긴급방제를 요청했다. 메뚜기떼가 어린 모의 잎을 갉아 먹을 경우 모가 동화작용을 제대로 하지 못해 고사하게 된다. 김 담당은 “지금은 유충이라 이동 거리가 짧지만 성장하면서 날개가 완전히 생기게 되면 주변 지역으로 빠르게 번져 더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때 이른 무더위 등 기상이변으로 메뚜기떼가 출몰하면서 예천지역 일부 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경북도와 예천군은 8일 예천군 풍양면과 호명면 일대 벼 메뚜기 ‘대발생지구’ 340㏊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방제작업을 펼쳤다. 이날 방제에는 병해충 119방제단 무인헬기 8대가 긴급 투입됐다.

경북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벼 메뚜기는 2000년대 초반부터 친환경 재배면적이 증가함에 따라 벼 생육 중기 이후 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내기가 일찍 이루어진 예천과 안동 등 도내 중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고온이 지속되면서 산발적으로 발생해 밀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벼 메뚜기는 알로 겨울을 난 후 6월쯤에 어린벌레로 깨어나 6~7회 탈피하고, 7~9월에 성충이 된다. 하지만 이번에 대발생된 벼 메뚜기는 이상고온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20일 정도 앞당겨진 5월 하순쯤 알에서 깨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곤충전문가들은 기온이 올라간 영향으로 일부 곤충이 일찍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대발생은 고온 현상과 잦은 비 등 전반적인 생육조건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곽영호 경북도농업기술원 기술지원국장은 “벼 메뚜기는 벼 잎을 갉아먹기 때문에 개체수가 많으면 직접적인 피해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발생이 심한 지역은 발생 논과 인근 논둑, 하천둑까지 방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 대발생 = 생물의 개체군 밀도가 보통 수준보다 현저히 높은 상태의 증식 결과 일어나는 현상. 곤충류의 대발생은 일반적으로 불규칙한 간격으로 일어나며, 1세대에서 개체수가 급격히 상승했다가 곧 저하되는 돌발대발생과 삼림해충에서 전형적인, 대발생의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수 세대를 거치는 점진대발생이 있다.

기자 이미지

장석원 기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와 다양한 영상·사진 등 제보 부탁드립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