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기업 유해화학물질 3t유출 “전량 방류지로 빠져”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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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29   |  발행일 2016-06-29 제10면   |  수정 2016-06-29
가스 마신 1명 건강 이상 없어
소방당국 2시간만에 모두 수거
낙동강 등 외부엔 영향 없을 듯
구미 기업 유해화학물질 3t유출 “전량 방류지로 빠져”
28일 새벽 화학물질 유출사고가 발생한 구미산단 3단지 이코니 1공장에서 소방대원이 외부로 유출됐을지 모를 산을 중화하기 위해 소석회(수산화칼슘)를 뿌리고 있다. <구미소방서 제공>

[구미]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디스플레이 제조·가공업체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미소방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2시38분쯤 구미시 시미동 구미산단 3단지 <주>이코니 1공장에서 물과 중화제가 포함된 폐산 3t이 유출됐다. <주>이코니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사용되는 LCD 유리를 깎는 중견 기업으로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고 있다.

이날 유출사고는 염산·불산·질산 등을 사용하고 남은 폐산을 보관하던 탱크에서 갑자기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시작됐고, 흘러내리는 폐산에서 가스와 연기가 발생했다. 당시 당직 근무 중이던 4명의 직원 중 한 명이 가스를 마셨으나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소방당국은 펌프차, 화학차 등 소방차 12대와 소방인력 234명을 투입해 사고 발생 2시간여만인 오전 4시20분쯤 폐산을 모두 수거했다. 소방 당국은 폐산탱크 주변의 방류지 영향으로 폐산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환경부 구미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가 화학분석차량을 이용해 오염도를 측정했으나 유해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코니가 사용하는 유해물질 중 질산은 햇빛을 받으면 노란색 기체로 변해 공기 중에 확산되기 쉽다. 인체에 흡입되면 피부, 입, 식도, 위 등을 손상시키고 폐렴 증상을 일으키는 독성 물질이다. 불산(불화수소산)은 끓는점이 19.5℃여서 상온에서 기체상태를 유지하는 강산성 물질이다. 금속의 녹물 제거나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의 불필요한 부분을 녹이는 데 사용한다. 불산은 직접 흡입하거나 만지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으나 가스 형태로 새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질산, 불산, 황산 등 산성의 화학물질은 금속을 녹이거나 유리를 깎아낼 때 많이 사용된다. 구미를 비롯해 울산, 여수, 시흥, 익산 등 공업단지에는 화학물질 취급공장이 곳곳에서 가동 중이어서 항상 유출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유해화학물질과 관련된 업무가 구미시에서 환경청으로 이관된 지난해 1월 기준 구미지역의 유해화학물질취급사업 기업체는 제조 26개사, 판매 72개사, 사용기업 70개사, 운반 3개사 등 171개사에 이른다.

한편 일부 언론이 전한 ‘구미소방서가 고농도 염산 등에 물을 뿌려 독성가스가 발생할 뻔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진우 구미소방서장은 “유해화학물질 수거 후 탱크에 남아 있던 잔량을 씻어내기 위해 물을 뿌려 희석시킨 것으로 정상적인 대응 조치였다”고 밝혔다. 이 서장은 이어 “3t이 많은 것 같지만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다. 또 탱크에서 질산, 염산, 불산의 혼합물로 추정되는 액체가 끓어오르는 현상으로 유출됐으나 전량이 방류지로 빠져 인근 낙동강 등으로 유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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