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환·유력 언론사 논설주간, 대우조선 호화 전세기로 유럽여행”

  • 이영란
  • |
  • 입력 2016-08-27   |  발행일 2016-08-27 제4면   |  수정 2016-08-27
새누리 김진태 의원, 유착설 제기
2011년 9월 이탈리아∼그리스行
언론인 S씨“소문 대부분 사실무근
20160827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대규모 비리가 드러난 대우조선해양이 유력 언론사의 한 논설주간을 호화 전세기에 태워 유럽으로 외유성 출장을 떠난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박수환 대표와 어떤 유력 언론사 언론인이 대우조선의 호화 전세기에 같이 탔던 것이 확인됐다”며 대우조선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받은 자료를 제시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26일 대우조선해양과 유력 언론사 고위 간부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청와대가 최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각종 의혹 제기 배경으로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세력’을 지목한 바 있어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력 언론사의 언론인이 대우조선해양의 호화 전세기에 같이 탔던 것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대우조선은 2011년 9월6일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까지 영국의 한 항공사 소속 전세비행기를 이용했는데, 탑승객 7명 중 승무원과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을 제외한 민간인은 2명뿐이었다. 한 명은 박수환씨이고, 또 한 명은 유력 언론사 논설주간이었다”고 밝혔다.

박수환씨는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구속기소)의 연임 로비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홍보대행사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다. 검찰은 박 대표가 뉴스컴을 정관계 로비 창구로 운영했다고 판단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검찰은 특히 대우조선이 남상태 전 사장의 재임 시기인 2009∼2011년 이 회사에 상식 이상의 거액인 20억원을 지급하며 홍보계약을 맺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연임 로비와 연관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거다.

김 의원은 “최근 박수환씨와 유력 언론인의 유착설이 시중에 파다했다”며 “그중 하나가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전세비행기는 일반시민은 평생 한 번도 구경할 수 없는 10인승으로 할리우드 스타들이 보통 사용하는 그런 수준인데 이걸 타고 유럽 곳곳을 다녔다”며 “당시 대우조선은 워크아웃 상태였는데 그 며칠을 위해 전세기에 들어간 비용만 8천900만원이었다. 모럴해저드의 극단적 전형”이라고 성토했다.

그는 “도대체 그 출장에 민간인은 왜 데려갔는지, 경비는 누가 부담했는지, 공무상 출장목적지도 아닌 나폴리와 산토리니는 왜 갔는지 궁금하다”며 “해당 언론사에는 이 시기를 전후해 대우조선에 아주 우호적인 사설이 게재됐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설은 ‘대우조선이 총수 없이도 세계적인 회사로 성장했다’는 내용과 ‘더 성장하면 경제발전에 공헌할 수 있으니 공적자금 회수 등 문제점만 확대하지 말자’는 내용”이라며 “그 당시만 해도 공적자금 과도 투입에 대한 여론이 비등했다는 점을 참고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은 박수환 게이트로 번져나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더 이상 사건이 눈덩이처럼 커지기 전에 박수환과 권력언론의 부패고리를 찾아내 철저하게 수사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친박계로 꼽히는 김 의원은 관련 내용을 어떻게 입수하게 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시중에 그런 풍문이 있어 알아보니, 마침 대우조선해양이 자체감사보고서를 산업은행에 보고한 것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이 지목한 유력 언론사의 논설주간인 S씨(현직 주필)는 “2011년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사태 당시 대우조선해양 공식 초청을 받아 이탈리아와 그리스로 출장을 간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하면서도 취재 차원의 공식 초청에 따른 출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언론사의 경영기획실 관계자에 따르면 S씨는 지난 25일 오후 6시께 편집국으로 내려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소문에 대해 입장을 밝힌 자리에서 “박수환 대표와의 관계를 놓고 시중에 얘기가 많이 돈다. 금품이 오갔다거나 명품 시계를 받았거나 내연관계라는 얘기는 대부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특히 금품이나 고급시계 같은 얘기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박 대표와는 예전에 경제부장 시절 글로벌 기업 회장들이나 외국기업들 현장 취재와 관련해 협조를 받으면서 관계를 맺어왔다”고 설명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