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성난 두테르테 中·러시아에 ‘손짓’

  • 입력 2016-09-28 00:00  |  수정 2016-09-28
美에 성난 두테르테 中·러시아에 ‘손짓’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태 이후 미국과 중국이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인 동남아시아의 외교지형에 필리핀을 변수로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6월 말 취임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그 중심에 있다.

필리핀은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주 외교’를 내세우며 수십 년간 지속한 친미 노선의 수정을 분명히 했다. 미국과 필리핀의 갈라진 틈을 미국의 대척점에 선 중국과 러시아가 메울 태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중국과 러시아에 교역·통상의 모든 길을 열 것"이라며 이들 국가와의 적극적인 관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에 최장 120년간 토지를 임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 국가와 군사동맹을 논의할 시기는 아니라고 말했다. 우선 경제적인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으로, 군사분야 협력에는 선 긋기를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미 관계와 관련, “루비콘 강을 건너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예고한 것이지만 동맹 관계는 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다음 달 중국과 일본에 이어 연내 러시아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중국 방문 때는 지난 7월 필리핀이 승소한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판결에 따라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 필리핀명 바조데마신록) 해역에서 필리핀 어민의 조업 허용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남중국해 분쟁 해역의 자원 공동 개발과 경제 협력 확대 방안도 논의하는 등 전임 정부 때까지 남중국해 문제로 첨예하게 대립한 중국과 대화 모드로 전환, 최대한 실리를 챙기겠다는 것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구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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