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증치매·인지저하노인들의 ‘즐거운 학교’

  • 김점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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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9   |  발행일 2016-10-19 제12면   |  수정 2016-10-19
대구 동구 율하동 성덕기억학교
요양등급 못받은 어르신들 보호
미술·음악·놀이·작업치료 제공
물리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관리
경증치매·인지저하노인들의 ‘즐거운 학교’
성덕기억학교에서 어르신들이 미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성덕기억학교 제공>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 있는 성덕기억학교는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매일 오전 9시 어르신들이 나누는 인사로 학교는 활기를 찾는다. 서로 표정만 보아도 기분이 어떤지를 금방 파악할 정도로 친하다.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가 하면 금방 토라지기도 한다. 영락 없는 어린아이다.

이곳은 낮 동안 보호가 필요한 만 60세 이상의 인지저하노인 및 경증 치매노인에게 주간보호서비스를 비롯해 회상교실·속담교실·기억여행 등의 인지교실프로그램과 미술치료·음악치료·작업치료·놀이치료 등의 인지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오전 10시30분 혈압과 혈당 등을 체크하고 간단한 스트레칭인 건강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프로그램은 주 5일 수업으로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진행된다. 미술치료시간에는 계란 판 만들기 때 집중력을 발휘해 물감을 칠하거나 그림 위에 퍼즐을 놓거나 색종이를 오려 붙이며 스스로 잘했다고 손뼉을 치기도 한다.

단체 퍼즐 맞추기 시간을 통해서는 협동심과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터득하게 한다. 생활 속 속담교실에서는 그림을 보고 속담을 맞추고, 따라 쓰기도 하며 문제를 풀어 간다.

특히 음악시간은 인기 만점이다. 음정, 박자는 필요가 없다. 신나고 즐거우면 최고다. 기억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주말 동안의 일기를 월요일에 적어보고 서로 발표하는 것이다. 금방 일어난 일도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처음에는 부끄럽다고 서로 미루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흥미를 느끼면서 참여도가 높아졌다.

기억학교는 2013년 대구시가 설립했다. 경증치매를 앓거나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어르신들을 낮 시간 동안 모셔 와서 치매예방과 치매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치매종합지원시설이다. 사회복지사·간호사·물리치료사 등 전문가들이 어르신을 집중 관리한다.

이용대상은 대구시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노인 중 경증치매나 경도인지장애(MCI)를 가졌지만 요양등급을 받지 못해 필요한 서비스를 받을 곳이 없는 사람들이다. 치매질환이 의심되는 어르신들은 거주지 구·군 보건소 또는 시설을 방문해 상담과 검진을 통해 시설이용이 가능하다. 이용료는 국민기초생활수급권자 및 차상위계층은 무료이며 일반대상 어르신은 하루 1만원이다.

신동용 소장은 “실제로 기억학교를 이용하는 어르신과 가족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이용 어르신의 활력과 인지기능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지역의 경증치매노인 종합지원시설로서 치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치매노인과 가족의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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