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자가 쓴 참여와 저항의 언어…경북대 채형복 교수 여섯째 시집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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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2-03 08:31  |  수정 2016-12-03 08:31  |  발행일 2016-12-03 제21면
‘바람이 시의 목을 베고’ 발간
노동 3권 안지키는 사회 담아내
법학자가 쓴 참여와 저항의 언어…경북대 채형복 교수 여섯째 시집

딱딱한 법을 전공한 법학자가 최근 여섯 째 시집 ‘바람이 시의 목을 베고’(한티재)를 냈다.

채형복 시인(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시집에서 2015년 당시 대한민국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채 시인은 “2015년 새해부터 벌어졌던 해고노동자의 투쟁 모습, 쌍용차 문제 등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번 시집은 그동안 채 시인이 냈던 시집과는 결이 다르다. 기존 시집이 자신과 가족, 내면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담았다면 이번 시집엔 조금 무거운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그는 “노동 3권을 준수하지 않는 사회와 그것에 대해 투쟁하는 모습이 일상화된 것에 대해 큰 좌절감을 느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에 참담함을 느껴 이런 이야기를 담았다”고 밝혔다.

채 시인은 이번 시집의 주제를 참여, 저항 그리고 사회와 국가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가 가라앉는 장면을 보면서 나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은 정말 큰 좌절을 느꼈다. 그러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이 끊이지 않았다. 나름의 시각으로 사회와 국가를 바라보고 나아가 참여와 저항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 과거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를 바랐다.

채 시인은 “시는 2015년을 말하지만 2016년에도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촛불집회에 참가한 청년들을 보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주체성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되고, 이것이 보편적 현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큰 안도감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작품 활동에 대한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단 한 사람도 부당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자는 생각을 가슴 속에 새기면서 사회적 소수에 집중하고 싶다. 생명 존중, 연대, 평화의 가치를 가지고 계속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인과 판사가 하나 되는 세상이라야 공적 영역에서 정의가 세워진다’고 하는 경구를 마음에 품고 사는 채 시인은 20여권의 법학서 외에 시집 ‘늙은 아내의 마지막 기도’ ‘바람구멍’ ‘우리는 늘 혼자다’ ‘저승꽃’ ‘묵언’ 등을 펴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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