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서 먹거리 직접 재배…“밭 일구며 건강 챙기고 수확 나누는 재미까지”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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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2-17   |  발행일 2017-02-17 제34면   |  수정 2017-02-17
늘어나는 도시농부
텃밭서 먹거리 직접 재배…“밭 일구며 건강 챙기고 수확 나누는 재미까지”
조각가이기도 한 김효선씨는 자신의 밭 옆에 직접 만든 무 조각을 설치했다. 김씨가 조각 옆에 서있다. <김효선씨 제공>

대구 수성구 황금동에 사는 김효선씨는 올해로 4년째 대구농업마이스터고(옛 자연과학고)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대구농업마이스터고가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도시농부학교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지난해 4회째 대구도시농업박람회를 개최할 정도로 도시농업인구의 저변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조각가이기도 한 김씨는 “지인이 그곳에서 농사를 지어 가져온 채소를 몇 번 얻어먹고는 재미있어 보여 같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난생 처음 짓는 농사라서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3년 동안 하고 나니 재미가 붙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시농업의 가장 큰 장점에 대해 “작업실은 수성구 만촌동에 있다. 집에서나 작업실에서나 밭까지 가는 데 15분 정도밖에 안 걸린다. 가까운 거리이다 보니 농사를 지을 때는 물론 마음이 울적할 때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 밭으로 향한다”며 “자연을 접하고 육체적 노동을 하다 보면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된 느낌을 갖게 되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현재는 농한기라서 1주일에 한 번쯤 시금치 수확을 하고 바람도 쐴 겸 밭에 가지만 3월부터 11월까지는 일주일에 서너 번씩 간다고 했다.

그는 도시농업의 장점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첫손에 꼽았다. 농약을 치지 않고 기른 농작물을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육체적 노동도 건강을 챙기는 요인이 된다. 농사를 짓다 보면 육체적 노동을 피할 수 없는데 거름 주고 잡초 뽑고 벌레 잡기 등을 하면 땀이 비 오듯 한다. 이 땀은 운동과는 다른 느낌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밭에 가면 농사를 짓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농사에 대한 정보를 주고받는데 이는 인간관계도 넓혀준다. 수확해온 농작물을 이웃과 나눠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김씨는 “그동안 도시생활을 하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농사를 지으면서 경험할 수 있었다. 삭막한 도시에서 벗어나 흙을 밟으며 씨를 뿌리고 농작물을 수확하다 보면 일상생활에서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느낌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대구농업마이스터고에서 새롭게 마련한 ‘어린이농부학교’의 지도교사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어린이농부학교는 7세 이상 아동을 대상으로 농작물재배체험을 하고 작물일지 등도 적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농사의 유익함을 어린아이들에게도 널리 알려줄 기회가 될 것이라 강조했다.

도시농업의 이 같은 긍정적 효과가 도시인들을 땅으로 부르고 있다. 정부가 2012년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처음 시행한 뒤 우리나라에서도 도시농업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다. 도시농업 참여자 수는 2010년에 15만명 수준이던 것이 2014년에는 7배 이상 늘어나 108만명으로 증가했다. 도시텃밭 면적도 같은 기간 6배 이상 증가했다.

도시농업이 인기를 끄는 것은 육체적 노동의 대가가 엄청나게 크기 때문이다. 먹거리는 풍성해지지만 믿을 만한 식품이 줄고 있고 건강에 대한 관심은 날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신이 직접 기른 것을 먹으면 자신은 물론 가족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신성한 육체노동을 통해 땀의 가치를 새롭게 알 수 있고 운동 못지않게 건강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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