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유소 불황 심각…휴·폐업 속출

  • 김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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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1 07:24  |  수정 2017-03-21 09:58  |  발행일 2017-03-21 제17면
대구 2015년 30곳 폐업신고
경북지역은 지난해 15곳
전국선 적정수보다 4천곳 과잉
20170321

과잉공급에 따른 경영난으로 대구·경북지역 주유소의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20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에서 영업 중인 주유소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0년 대비 총 144곳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12월 기준 443곳이었던 대구지역 주유소는 2011년 436곳, 2012년 431곳으로 줄어들다 2016년 11월에는 382곳으로 감소했다. 폐업신고를 한 주유소도 2010년 3곳에 불과했지만 2011년 7곳, 2012년 10곳, 2015년엔 30곳으로 10배 급증했다. 지난 6년 새 매년 평균 12곳의 주유소가 문을 닫은 셈이다.

경북에 위치한 주유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010년 1천422곳의 주유소가 영업을 하고 있었으나 2011년 1천419곳, 2012년 1천407곳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1천339곳으로 줄어들었다.

폐업을 한 주유소도 2010년 8곳에 불과했으나 2011년 17곳, 2012년 29곳, 2013년엔 34곳으로 정점을 찍고 2016년엔 15곳이 폐업신고를 했다.

주유소를 폐업하려면 시설물 철거와 토양 복원 등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토양 복원 비용만 최소 7천500만원에서 최대 2억원가량이 든다. 주유소 업계는 폐업 비용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주유소도 적지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전국 기준 폐업을 한 주유소는 219곳에 달했다. 2015년엔 309곳의 주유소가 문을 닫았다.

이 같은 주유소 업계의 경영난은 과잉공급 때문인 것으로 업계 측은 분석하고 있다. 전국의 적정 주유소 개수는 약 8천개인데, 지난해 11월 기준 1만2천18곳이 운영 중으로 4천여곳이 과잉공급됐다는 것.

여기에 알뜰주유소로 대표되는 정부의 기름값 인하정책은 주유소 업계의 경영난을 부채질했다. 2008년 고유가 시대 이후 정부의 정책은 주유소 간 경쟁을 부추겨 기름값을 인하하는 정책으로 일관돼왔다. 주유소 판매가격 공개, 대형마트 주유소·농협 주유소·알뜰주유소 확대와 같은 정책으로 인해 주유소는 생존을 위해 ‘제 살 깎아먹기식’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주유소의 유통비용은 5~8%에 불과하고 카드 수수료 및 운영비용 등을 제외하면 주유소가 실질적으로 판매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비율은 3% 미만에 불과한 수준”이라면서 “시장의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알뜰주유소와 같은 정부의 시장 참여는 지양하는 대신 기름값에 대한 정부의 책임 분담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김미지기자 miji469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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