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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쏙쏙 인성쑥쑥] 이득을 보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見得思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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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뉴스팀기자
  • 2017-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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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월을 맞아 안도현의 시 ‘예천(醴泉)’을 흥얼거리며 고향 예천을 갔습니다. ‘어매가 나물 씻고 아부지가, 삽을 씻는 저녁이면, 별들이 예천의 우물 속에서, 헤엄을 친다 카대요. 우물이 뭐이껴? 대지의 눈동자 아이껴? 예천이 이 나라의 땅의, 눈동자 같은 우물이 아이껴?’ 하면서 가다가 엉뚱하게 경북도청에 도착했습니다. 너무 생각을 골똘히 했나봅니다. 생각은 한자로 ‘사(思)’입니다.

경북도청 안민관 천장에는 커다란 붓이 매달려 있습니다. 그 붓 아래 원형 벼루에는 공자가 말한 ‘구사(九思)’가 적혀있습니다. ‘보는 것은 밝아야 함을 생각하며, 듣는 것은 총명해야 함을 생각하며, 안색은 온화해야 함을 생각하며, 용모는 공손해야 함을 생각하며, 말에는 신의가 있어야 함을 생각하며, 일을 행함에는 정성스러워야 함을 생각하며, 의심나면 물어야 함을 생각하며, 화가 나면 재앙 있을까를 생각하며, 아홉 번째는 견득사의(見得思義)’입니다. 견득사의는 ‘이득을 보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라’입니다.

그런데 공자는 ‘생각(思)’을 ‘무익하다’고 말한 경우도 있습니다. 공자를 후원하던 대부 계손씨가 마을의 유지들을 모아 놓고 잔치를 베풀었습니다. 그 자리에 공자도 참석하였습니다. 마침 계손씨의 집안일을 맡아보던 가신 양호가 나타났습니다. 양호는 대뜸 공자에게 다가가서 눈살을 찌푸리며 “여기는 훌륭한 사람만이 올 수 있는 곳이다. 너 같은 못난이는 이곳에 올 곳이 못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공자는 고개를 숙이고 힘없이 그 자리에서 돌아섰습니다. 공자의 나이 열일곱 살 때였다고 합니다. 공자가 열다섯 살에 학문에 뜻을 둔 이후의 일입니다. 이렇게 공자는 어린 시절을 가난과 멸시 속에서 지냈습니다. 논어에는 ‘내가 일찍이 종일 먹지 않고, 밤잠도 자지 않고 생각만 하였다. 아무런 유익함이 없었다. 배우는 것만 같지 못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생각과 탐구는 학문의 필수조건입니다. 먹지 않고 자지 않고 생각만 하는 것은 ‘무익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배움이 최고라는 결론을 얻은 것은 결국 생각의 결과입니다. 위정편에서 공자는 ‘배우고 생각하지 아니하면 밤처럼 어두우며, 생각하고 배우지 아니하면 벼랑 끝에 선 것처럼 위태롭다’고 했습니다. 앞 내용과 상치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공자 학문의 다양성과 포괄적 이해력을 바탕으로 해석한다면 결론은 같은 도달점에 이를 것입니다.

제자 자로가 공자에게 “완성된 사람의 특성은 무엇입니까”라고 여쭙니다. 공자는 “견리사의(見利思義) 견위수명(見危授命)하라”고 합니다. ‘이익을 보면 옳은 것인가를 생각하고, 위기를 만나면 목숨을 바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썼다는 글이 바로 ‘견리사의 견위수명’입니다. 유묵의 낙관 부분엔 왼손가락 무명지를 자른 부분이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보는 순간 가슴이 짜릿짜릿합니다. 견득사의와 견리사의는 같은 의미입니다. ‘사람도 짐승도 벌개이도 땅도, 나무도 풀도 허공도, 마카 맑은 까닭이 다 물이 맑아서 그렇니더’하고 읊조려봅니다.

박동규<전 대구 중리초등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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