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토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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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9 07:49  |  수정 2017-05-09 07:49  |  발행일 2017-05-09 제21면
허리 부러진 토끼가 뜯어먹더니 기사회생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토사자

토사자는 메꽃과에 속한 일년생 덩굴식물인 실새삼의 종자로 들깨 크기만 하다. 콩과를 비롯한 다른 식물을 감아 올라가며 기생한다. 줄기는 엽록소가 없어 황갈색 선형(線形)이다. 잎도 없고 땅속뿌리도 없다. 약성은 평평하며, 맛은 맵고 달다.

옛날 어느 부잣집에서 토끼를 애완용으로 키웠다. 하루는 토끼를 돌보던 ‘석’이라는 하인이 실수로 곡괭이 자루를 토끼에게 떨어트렸다. 자루에 허리를 맞은 토끼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꼼짝 못했다. 석은 주인의 눈을 피해 토끼를 근처 콩밭에 버렸다. 주인은 엄하고 고약한 성격이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며칠을 보냈다.

마침내 주인이 토끼를 찾자 콩밭에 가 보았다. 그런데 죽은 줄 알았던 토끼가 콩밭에서 이리저리 뛰어놀고 있었다. 석은 반갑고도 신기했다. 주인에게 토끼를 잡아다 주고 위기는 모면했지만 궁금증은 날로 더해갔다.

급기야 토끼를 잡아다 일부러 허리를 부러뜨려 콩밭에 버렸다. 그리고 숨어서 토끼를 면밀히 관찰했다. 아니나 다를까 토끼가 꿈틀거리며 일어나더니 콩밭에 기생하는 풀의 열매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계속 그 열매만 먹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마구 뛰어다니는 것이 아닌가. 석은 그 열매를 달여서 허리 아픈 사람들에게 먹여 보았다. 모두들 효과를 보자 석은 주인집을 나와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데 전념했다. 명성을 얻어가자 실험 대상이 되어준 토끼를 넣어 약초 이름을 짓고 싶었다. 우연인지 약초의 땅 위 뿌리 역시 토끼모양이고, 줄기는 실타래처럼 보여 토사자(兎絲子))라 명명했다. 토사자는 자양(滋養)성 강장(强壯)약으로 신(腎)기능 및 정력을 보강한다. 남성의 유뇨(遺尿)·유정(遺精), 여성의 백대하(白帶下)에 유효하다.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제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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