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200자 읽기] 당신은 피해자입니까, 가해자입니까…

●당신은 피해자입니까, 가해자입니까

양효실 외 8명 지음/ 현실문화/ 280쪽/ 1만5천원

해시태그 운동의 한가운데 있었던 사건을 중심으로 ‘피해자 vs 가해자’ 구도가 삭제하고 폐기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성찰하는 책이다. 가해자를 신속하게 제거해야 피해자를 도울 수 있다는 믿음이 놓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인지, 피해자 중심주의는 피해자를 계속 그 위치에 고정시켜버리는 것으로 그치는 것은 아닌지 등 페미니즘을 다시 사유하고 보다 폭넓은 논의로 불러일으킨다.



●시민권력

에릭 리우 지음/ 구세희 옮김/ 저스트북스/ 336쪽/ 1만5천원

이 책은 흥미롭고 다양한 실제 사례를 통해 시민 권력이 올바르게 행사되는 법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전략을 소개한다. 저자는 좌파와 우파와 같은 진영을 나눠 편파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으며, 권력을 독식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나누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해하고 행사하려고 하는 시민들에게 좋은 가이드북이다.

●기호와 기계

마우리치오 랏자라또 지음/ 신병현·심성보 옮김/ 갈무리/ 400쪽/ 2만1천원

이 책은 이탈리아 출신의 철학자이자 행동하는 지식인인 마우리치오 랏자라또가 지난 10년 동안 각종 사회적·정치적 현안과 이론적 문제에 개입한 흔적을 모은 글이다. 저자는 탈산업화 이후의 자본주의의 궤적을 구체적으로 추적하고, 신자유주의에서 배제된 사람들의 처지와 그들이 촉발한 투쟁과 운동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오늘이 마감입니다만

크리스토프 니먼 지음/ 신현림 옮김/ 윌북/ 280쪽/ 1만6천500원

‘뉴요커’ ‘타임’ ‘와이어드’ ‘뉴욕 타임스’ 등 유수 매체들의 표지를 장식하는 당대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의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 생각법을 담은 에세이다. 이 책은 작업대와 일상 속 주변에서 영감을 받아 찾아낸 머릿속이 환해지는 298개의 아이디어가 담겨 있다. 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로서의 저자의 삶과 의미도 함께 볼 수 있다.



●대법원, 이의 있습니다

권석천 지음/ 창비/ 488쪽/ 1만8천원

문재인정부 출범과 함께 불거져 나온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 2017년 9월 임기를 마치는 양승태 대법원장이 가속화한 사법관료화, 노무현정부 때 시행된 법원개혁이 좌절된 결과가 무엇인지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고 있다. 새로운 대법원장 취임을 앞두고 개혁을 시도했던 과거의 대법원에서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묵직한 통찰을 전해주는 책이다.

유승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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