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돋보기] 기획제작자 외면…제구실 못 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 최미애
  • |
  • 입력 2017-08-15 08:06  |  수정 2017-08-15 08:06  |  발행일 2017-08-15 제20면
공연시장 투명성 확보 위해 구축
제작사 매출노출 등 꺼려 참여저조
자료 아직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
“예매사이트 집계 지역실정 안맞아”
[문화 돋보기] 기획제작자 외면…제구실 못 하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
공연예술통합전산망 화면 캡처

공연 산업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기 위한 공연예술통합전산망(이하 공연전산망)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획제작사들의 참여가 저조하기 때문이다.

공연전산망은 공연장에서 어떤 공연의 입장권이 얼마나 팔렸는지를 집계하는 시스템이다. 공연 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공연 산업의 발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구축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년부터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국립극장을 포함한 7개 국·공립 공연시설을 중심으로 공연전산망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인터파크, 예스24, NHN티켓링크 등 주요 예매처 6곳도 참여하기로 하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문화체육관광부는 공연시장 온라인 예매 정보의 약 90% 수집을 목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협약 이후 10개월째지만, 공연전산망의 자료는 아직 신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공연마다 기획제작사의 정보 제공 동의를 받는데, 이에 동의하지 않는 기획제작사도 있기 때문이다. 공연전산망을 주관하는 예술경영지원센터에 따르면 기획제작사의 참여율은 40% 정도다. 공연전산망 DB에 등록된 기획제작사는 3천932곳, 공연시설은 1천88곳이다. 대구의 기획제작사는 135곳, 공연장은 58곳으로 집계됐다.

대구지역 공연장, 단체에서 하는 공연의 관객 수 또한 공연전산망에 모두 집계되지 않고 있다. 이는 인터파크,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사정 탓에 올 초부터 지난 7일까지 공연전산망(www.kopis.or.kr)에 집계된 대구지역 공연을 보면, 관객 수가 한자릿수로 기록된 공연도 있다. 실제 지난 2월 3일 동안 A소극장에서 열린 공연의 경우 관객 수가 3명으로 집계됐다.

지역 공연계에서는 공연전산망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지역의 한 극단 관계자는 “예매사이트는 서울 공연 위주로 노출되기 때문에 지역에는 의미가 없다. 극단에서 직접 예매를 받거나, 지인을 통한 예매, 다음 카페 회원을 대상으로 받는 예매가 주를 이루다보면 관객 수를 정확히 산정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지역의 한 기획자는 “예매 사이트에 등록된 것만 집계되는데 국내 모든 공연을 통합한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정확한 매출이 나와야 투자자도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공연전산망의 긍정적인 면도 있다”며 “다만 부가세 등의 이유로 매출 노출을 꺼려 하는 기획제작사가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공연전산망 참여 의무화를 추진 중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기획제작사들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관계자는 “공연계에서도 공연전산망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있지만, 법적 의무가 없다보니 모든 기획제작사가 참여하지는 않고 있다”며 “기획제작사가 영업 비밀 등의 이유로 관객 수 공개를 꺼릴 수 있다고 판단해 예매율 중심으로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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