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이장 ‘공돈’ 된 대형사업체 발전기금

  • 남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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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21 07:28  |  수정 2017-08-21 07:28  |  발행일 2017-08-21 제9면
영덕지역 업체들 해마다 현금후원
주민 상당수 규모·사용내역 몰라
전달과정 불투명 ‘유착의혹’ 제기

[영덕] 영덕지역 내 일부 대형사업체에서 주변 마을 발전을 위해 기부 형식으로 제공한 자금이 몇몇 개인의 ‘공돈’이 되고 있다.

축산면의 한 사업체는 인근 마을에 해마다 마을발전 및 어장보상 명목으로 수백만~수천만원을 주고 있다. 10년전부터 최근까지 마을대표 등을 통해 현금으로 지급됐다. 비교적 규모가 큰 남정면에서는 최근까지 한 사업장에서 인근 여러 마을에 각종 명목으로 수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구면의 또 다른 사업체 역시 비슷한 방법으로 매년 상당한 금액을 마을 대표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이외에도 크고 작은 마을행사에 이장 등을 통해 수십만~수백만원씩 현금을 후원하거나 협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관계자들은 “대부분 통장으로 입금하지만 현금을 직접 전달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당마을 주민 상당수가 이처럼 주고받은 금액의 정확한 규모를 모른다는 것이다. 전달 과정도 불투명하다보니 일부에서는 이들과 업체와의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한 마을에서는 전달받은 돈의 액수를 놓고 전·현직 마을대표 간 시비가 일기도 했다. 또 다른 마을의 경우 전 이장이 임기 동안 업체와 주고받았던 거래통장을 현 이장에게 내놓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주민 김모씨(50·축산면)는 “얼마를 받아 어떻게 주민에게 사용했는지 몰라 의심만 커진다”고 말했다. 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장의 원활한 운영과 마을주민, 마을발전 등을 위해 매년 일정한 금액을 출연하고 있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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