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전통시장과 숨은 맛집 .4] 문경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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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0 07:31  |  수정 2017-09-20 07:31  |  발행일 2017-09-20 제12면
아자개빵·약돌한우·추어탕 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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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신흥시장의 ‘세화문경약돌한우’는 소 한 마리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특수부위를 주로 취급하는 전문 식육식당이다. <경북도 제공>

문경은 도농복합도시다. 도심인 점촌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농촌지역이기 때문에 전통시장이 6곳 정도만 남아 있다. 인구도 전성기에 비하면 반 이상 줄어 시장이 한산하다. 점촌에 상설시장으로 문을 연 중앙시장과 1980년대에 설치된 신흥시장을 제외하면 농촌지역에 서는 장은 대부분 오일장이다.

◆문경전통시장= 1930년대 개설된 문경전통시장은 우시장까지 열리던 아주 큰 장이었다. 1949년 행정기관들이 점촌으로 옮겨가면서 시장 기능이 많이 약해졌다. 지금은 오일장 터를 중심으로 장날에만 난전이 서는 형태다. 하지만 최근 문경새재가 관광지로 각광받게 되면서 장날이면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제1관문에서 오일장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해 관광객을 시장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시장 외곽 길가에 자리한 ‘장터소머리국밥’의 한우소머리수육과 낙지볶음은 문경읍 주민뿐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꽤나 알려져 있다. 진하고 구수한 육수에 머릿고기를 자작하게 담아주는 한우소머리수육은 부드러우면서도 탱탱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뜨거운 국물 속에서 숨이 죽은 부서와 함께 먹으면 전혀 느끼하지 않다.


새재 옆 문경전통시장‘북적’

지역특산물 모이는 중앙시장
20년 역사‘옛고을추어탕집’

버스터미널 가까운 신흥시장
특수부위 다루는‘세화약돌한우’

임산물 풍부한 아자개장터
필수 방문코스‘자유베이커리’



◆문경 중앙시장= 중앙시장은 식품·포목·의류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추고 있다. 사계절 산나물을 비롯해 지역특산물인 문경사과·오미자·약돌한우·약돌돼지 등을 신선한 상태로 구매할 수 있어 타 지역에서도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옛고을추어탕’은 20년 전부터 남원식추어탕으로 영업해 온 전문점이다.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추어탕을 끓인다. 느타리버섯·새송이버섯 등을 추어탕에 함께 넣어 볼륨감있지만 칼로리는 낮은 건강한 추어탕을 내고 있다. 미꾸라지 튀김과 부추전이 곁들여진다. 디저트 카페인 ‘솔베이지’에서는 빈대떡의 재료인 녹두를 디저트로 변신시켰다. 녹두빙수와 녹두라떼가 인기다. 7~8년 전부터 국내산 팥을 사용한 빙수전문 카페로 운영해 오고 있다. ‘문경새재양조장’에서는 문경에서 나는 좋은 쌀로 술을 빚는다. 변치 않는 술맛을 유지하기 위해 옛날 방식을 따르고 있다.

◆신흥시장= 1995년 개장한 신흥시장은 중앙시장과 더불어 점촌의 대표적 시장이다. 3일과 8일에 장이 서는 전통오일장과 상설장이 결합된 형태로, 버스터미널과 가까워 오래전부터 인근 지역에서도 장을 보러 오는 이가 많았다. 시장 외곽으로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어 시장을 구경한 뒤 식사하기에도 좋다.

‘세화문경약돌한우’는 소 한 마리에서 얼마 나오지 않는다는 특갈비살·안창살·부채살·업진살 등 약돌한우 특수부위를 주로 취급하는 전문 식육식당이다. 약돌돼지 특수부위도 인기다. 고기를 주문하면 한정식처럼 풍성한 반찬이 함께 상에 오른다. 지역에서 제철에 나는 채소로 만든 나물이나 장아찌 등은 밥을 절로 부르는 밥도둑들이다. 쌀, 배추, 고춧가루, 콩 모두 국내산을 고집한다.

◆가은 아자개장터= 가은은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이 탄생한 곳이자, 1896년 운강 이강년 선생이 처음 의병을 일으킨 장소다. 1980년대 광산이 폐쇄되면서 시장 기능도 쇠퇴했다. 전환점을 맞은 것은 시장의 이름을 아자개장터로 바꾸고 체험형 문화관광시장으로 변신한 2011년쯤이다. 최근에는 장이 서는 날보다 주말이 더 활기찬 시장이 됐다. 철따라 나오는 산채, 버섯, 더덕은 물론 인근에서 재배한 신선한 채소를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

‘토박이식당’은 자연산버섯모둠전골을 제대로 내는 집으로 유명하다. 가은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 사장의 20년 손맛이 전골 한 냄비에 그대로 녹아있다. 버섯으로 배불리는 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버섯이 듬뿍 들어간다.

‘자유베이커리’는 30년 경력의 제과장이 즉석에서 빵을 굽는 시골 베이커리다.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아자개빵 덕분이다. 고구마·땅콩·팥 등 세가지 맛의 소를 얇은 카스텔라로 싼 형태로, 아자개장터를 찾는 관광객 사이에선 반드시 먹어야 하는 아이템으로 이름났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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