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조기 地選정국…민생 실종 우려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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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1   |  발행일 2017-09-21 제1면   |  수정 2017-09-21
홍준표 “중앙당 공천” 거듭 천명
단체장 출마 예정자 줄서기 조장
대폭 삭감 지역예산 해결은 뒷전

자유한국당 지도부가 9개월 정도 남은 TK(대구·경북) 지방선거 조기 과열을 부추기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정치권의 ‘대목’인 정기국회 시즌을 맞아 대구 신암선열공원을 국립묘지로 승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립묘지 일부개정법률’ 등의 지역 법안이 줄줄이 심사대에 올랐고(영남일보 9월19·20일자 5면 보도), 국정감사와 정부안에서 대폭 삭감된 내년도 TK 예산심사를 앞두는 등 중요한 시기에 ‘민생정치’ 실종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기존의 상향식 공천 대신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천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거듭 천명하면서, 당 텃밭인 TK 지역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홍 대표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전국에서 한국당의 승리를 점칠 수 있는 곳이 몇 안 되는 상황에서 전략공천으로 후보를 확정하게 될 경우, 당 대표의 입김은 한층 막강해진다. 따라서 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특히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에 대해 홍 대표가 어떤 생각을 갖느냐는 관심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홍 대표가 최근 당 지도부 모임 등에서 TK 지방선거와 관련해 이런저런 언급을 하면서 출마를 희망하는 현역 의원들을 마치 줄 세우는 듯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의 ‘밥자리 사담’이 편집돼 외부에 알려지면서 지역 정치권 내 소모적 갈등과 정치공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를 계기로 정기국회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잠잠하던 여의도 TK 정치권이 돌연 선거전으로 전환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TK 한 정치인은 “정치권이 온통 선거전에 쏠리고 분위기도 들떠, 시급한 지역 현안들이 묻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는 정기국회가 끝날 때까지 되도록이면 가시적인 활동을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당 지도부에 원외(院外) 인사들이 적지 않아 정기국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언행이 있는 것 같다”면서 “법안통과와 예산확보를 위해 꼭 필요한 의원 간 팀워크를 해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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