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돋보기] 대구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 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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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08 07:57  |  수정 2017-11-08 08:51  |  발행일 2017-11-08 제25면
“대구문화의 싱크탱크…비전·철학 가진 인물 뽑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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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문화재단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문화의 수장을 뽑는 대구문화재단 대표 공모가 진행되고 있다. 13명의 지원자가 나올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 문화계 관심 역시 뜨겁다. 지역 문화계 현안을 해결하고, 미래 비전을 수립할 적임자를 선출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임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직원들 사기 진작

2009년 출범한 대구문화재단은 현재까지 대외적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전국 문화재단을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최우수등급을 받았으며, 전국 최초로 3년 연속 최우수기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구시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기관과 기관장평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대구지역 문화 이해·실행력 겸비
문화 키울 수 있는 토대 마련해야
3년 연속 최우수기관상 수상에도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5급 월급 180만원 수준 전국 꼴찌
임금·복지 등 처우 개선 우선돼야


대외적인 화려한 성적표와는 무관하게 대구문화재단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에 떨어져 있다. 대구문화재단 직원의 임금은 전국에서 꼴찌 수준이다. 2017년 기준 대구문화재단 5급 직원의 월평균 임금은 180만원 남짓. 이마저도 한 달 초과근무 33시간을 채워야 받을 수 있는 40만원이 추가된 금액이다. 전국 광역문화재단 가운데 가장 적다. 임금 협상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구문화재단의 한 직원은 “새로운 대표를 향한 바람이나 설렘조차 무뎌질 만큼 현재 직원들은 열악한 환경과 업무에 지쳐있다. 더군다나 타 지역재단과 비교해도 최저인 임금수준과 복지처우를 보여주는 지표들을 보면서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이라고 토로했다.

◆지역 문화를 선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

대구문화재단은 대구문화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기관이자 싱크탱크다. 한 해 예산은 260억원에 이른다.

대구문화재단은 대구시가 지향하는 문화 정책 방향을 올바르게 설정하고, 지역 예술인들이 예술 창작의지를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시민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할 책임도 있다. 대다수 지역 문화계 인사들은 현재의 대구문화재단이 이런 역할에 미흡하다고 진단한다. 광역문화재단으로서 대구문화를 선도하는 역할과 지역 문화 현안을 수습하는 역할 모두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의 한 문화계 인사는 “지원금의 경우 공정성 문제, 특정장르 몰아주기 등의 말이 빈번히 나오고 있다. 이런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대구문화재단이 지향점을 정확히 밝히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구는 문화체육관광부에 ‘공연문화도시’ 지정 신청을 할 계획이다. 최근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에 대구가 선정되는 등 공연문화도시로서 가능성을 보인 만큼 ‘공연문화도시’라는 타이틀을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예술도시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오동욱 박사는 “대구는 지금 기회를 맞고 있다. 문화에 대한 조직, 제도, 공간, 인력 등을 정비하고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 대구문화재단이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문화재단 대표의 적임자는

급박하게 변하는 문화지도 속에 놓여있는 만큼 대구문화재단 대표는 대구 문화를 깊이 이해하고 실행력을 갖춘 사람이 와야 한다는 게 문화계 인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균형감, 선택과 집중의 철학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화재단 이사 출신의 한 인사는 “마땅한 비전도 철학도 없는 사람들이 예술계의 자리가 날 때마다 오니 실패를 거듭할 수밖에 없다. 그런 실패가 거듭될수록 지역 문화인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이번에는 정치적으로나 이념이나 특정 장르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 있는 인사가 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새로운 대표가 온다면 단순히 지원금을 나눠주는 식의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선택과 집중을 통해서 좋은 문화를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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