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왼쪽)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통합포럼 세미나 ‘청춘의 미래를 위한 부산’에 참석해 국민의당 경남도당 전 여성위원장이 선물한 목도리를 두른 채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4일 부산 행사에 동반 참석해 양당 통합을 위한 공감대를 다졌다. 그러나 통합에 반대하는 국민의당 의원들은 별도 모임을 갖고 ‘실력 저지’를 다짐하는 등 국민의당 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안·유 대표는 이날 오후 부산시의회를 찾아 양당 의원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주최 토론회에 참석했다. 토론회에는 국민의당 이언주·김중로·김수민·김관영 의원, 바른정당 정운천·하태경·박인숙·김세연·유의동 의원이 동행했다. 두 대표는 같은 색 목도리를 둘러매고 등장해 동질감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외연확장 없이 타협하고 선거를 치른 정당들은 예외 없이 사라졌다. 그 교훈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며 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지역구도 타파 △낡은 이념 틀 벗어나기 △정치의 세력·세대·인물 교체 등을 3대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이에 호응한 유 대표는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지역을 뛰어넘고, 미래를 향해 정말 국민 한분 한분 삶을 보듬어주는 개혁을 해나갈 수 있을 때 협력이든, 연대든, 통합이든, 어떤 것이든 국민들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1월, 2월이 되고 선거는 다가오는데 언제까지나 통합 이야기로 질질 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통합 추진 시한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내비치며 은근히 안 대표를 압박했다. 유 대표는 또 “밀실에서 뭐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여 조만간 안 대표와 공개적으로 모임을 갖고 통합 문제를 논의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양당 부산시당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선거연대를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통합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같은 통합 움직임에 맞서 국민의당 내 통합 반대세력인 평화개혁연대(평개연)와 ‘당을 구하는 초선의원’(구당초)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모임을 갖고 일방적인 통합 추진에는 실력 저지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이상돈·최경환·장정숙·정동영·천정배·박주현·김광수·조배숙·유성엽·윤영일 등 의원 1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안 대표와 유 대표가 실제로 통합을 선언하면 그 즉시 행동에 나서 지도부 총사퇴를 밀어붙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세 규합을 위해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과도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와 유 대표의 통합 발걸음이 계속된다면, 국민의당 내 통합파와 반대파 간 갈등 수위는 점점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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