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남다른 ‘국외봉사 클래스’…亞 넘어 阿까지 확장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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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1-08 08:04  |  수정 2018-01-08 08:05  |  발행일 2018-01-08 제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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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환경개선 공사를 하고 있는 계명대 국외봉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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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학생들이 떠나는 계명대 봉사팀원들을 부둥켜안고 아쉬움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총장 신일희)가 국외봉사활동을 아시아 지역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확대하고 있다.

계명대는 매년 하계방학과 동계방학을 통해 국외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2002년 한·중 수교 10주년을 기념하고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중국 임업부 임업과학원과 공동으로 조림 봉사활동을 펼친 이래 지난 15년간 네팔,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 아시아권 개발도상국 15개국의 낙후지역에서 87차례에 걸쳐 3천200여 명이 참가해 국외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동계봉사활동은 지난달 26일 라오스를 시작으로 28일 캄보디아, 1월6일 에티오피아, 1월9일 필리핀 등 연차적으로 출발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총 140명의 봉사단은 나라별 35명(학생 32명, 인솔 3명)이 한 팀으로 구성돼 약 2주 동안 교실·화장실 증축 혹은 리모델링, 놀이터·울타리 개보수 등 노력 봉사와 현지에 한국을 제대로 알리기 위한 유아·태권도·사물놀이 등 교육봉사, 한국전통무용·태권도 시범·사물놀이 등 문화공연, 기증봉사 등의 활동을 통해 사랑을 전하게 된다.


에티오피아 ‘한국마을’ 봉사
공산정권 의해 빈민으로 내몰린
6·25戰 참전군인 모여 사는 마을
학교 보수·놀이터 설치·공연 등
고마움 전하며 다양한 위로 활동

차별화된 봉사활동 마인드
15년간 15개국서 3200명 구슬땀
“편하게 지내면 봉사 온 의미 퇴색”
침낭취침·6시 기상·식사 자체해결
출국 前 4회 기본교육 등 준비 철저
경비도 교직원 기부금으로 충당
국외봉사단 가는 곳마다 환영받아


특히 올해는 계명대가 처음으로 아프리카까지 봉사활동 지역을 확대해 그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이번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봉사활동은 지난해 3월 아프리카 16개국 대사 월례모임에 신일희 총장이 자리를 같이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서 계명대의 국외봉사활동 소식을 접한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시 포에노 폴라 재정국장과 코테베 메트로폴리탄대 베르하네메스켈 타나 총장이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해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후 쉬페로 자소 테데차 주한 에티오피아 대사가 계명대를 직접 방문해 정식으로 봉사단 파견을 요청해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부라하느히워트 학교에 봉사활동을 펼치기로 결정했다.

아디스아바바는 한국마을이라고 불리며 6·25전쟁 당시 참전 용사들이 모여 사는 마을로 계명대 국외봉사단은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6·25전쟁 당시 에티오피아에서는 6천37명의 군인들을 파병해 강원도 화천·양구·철원 등지에서 253전 253승을 거두며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전장을 누볐다. 그러나 이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는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서 자본주의 국가를 도왔다는 비난을 받으며 직장에서 쫓겨나는 등 핍박을 받아 빈민으로 전락해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계명대 국외봉사단원들이 봉사하는 지역이 바로 이들이 모여 살고 있는 한국마을이다.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들을 위해 계명대가 먼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이곳에서 계명대 국외봉사단은 학교건물 보수공사, 놀이터 설치 등과 함께 한류문화 전파와 위로공연도 가질 예정이다.

계명대의 국외봉사활동은 타 대학과는 차별을 두고 있다. 봉사활동 기간 중에는 편안한 호텔에서 숙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차가운 교실바닥에서 침낭에 의존해 생활하게 된다. 편하게 봉사활동을 하는 것은 그 의미가 퇴색된다는 생각에서다. 오전 6시에 기상해 구보로 하루를 시작한다. 잘 씻지도 못하고 먹는 것은 현지 식자재를 사용해 자체 해결하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내지만, 마지막 날 현지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연을 마치고 헤어질 때는 너도나도 눈물을 보이며 아쉬워한다.

또 봉사활동을 떠나기 위해서 4차례의 기본교육을 통해 소양과 자질뿐만 아니라 기초체력까지고 만들며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친다. 성공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봉사지역에 대한 사전답사를 실시,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을 미리 조사해 봉사활동 계획에 반영하고, 교육에 필요한 학용품·교육기자재·운동용품 등 세세한 부분까지 확인해 기증하는 것은 물론 한국어 교육과 관련된 도서를 기증받아 해당 학교에 기증하는 등 철저히 준비해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계명대 국외봉사단은 모든 국가에서 환영을 받는다.

실제로 2009년 10월 캄보디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훈센 캄보디아 총리 부인 본 라니 여사와 함께 2008년 계명대가 봉사활동을 펼쳤던 프놈펜 프레아 노로돔 초등학교를 방문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4년 스리랑카 봉사활동 당시에는 현지 방송을 통해 화제가 되며, 티랑가 수마티팔라 국회의원이 직접 집으로 저녁만찬에 초대하기도 했다.

계명대 국외봉사단은 체류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봉사활동 경비를 계명대 교직원들의 기부금으로 조성된 <사>계명1%사랑나누기의 후원을 받는다. 다시 말해 학생들은 현지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펼치고 계명대 교직원들은 후방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것으로, 이는 타 대학 국외봉사활동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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