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리포트] 사기(詐欺) 풍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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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3 07:38  |  수정 2018-02-03 07:38  |  발행일 2018-02-03 제6면
[변호인 리포트] 사기(詐欺) 풍경 (4)

강문종 제주대 교수의 칼럼(동아일보 ‘조선의 잡史’)을 보면 조선시대 사기를 한탄한 정조의 푸념과 함께 지능범, 공동정범, 생계범 등 다양한 사기꾼의 사례가 소개되고 있다. ‘성진사전(成進士傳)’ ‘광해군일기’ ‘청구야담(靑邱野談)’ 등 대표적인 고전에도 사기는 소개되고 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민간에는 사기꾼이, 나라에는 간신이 들끓을 때 대륙은 몸살을 앓았고, 외적의 침략에서 무사하지 못했다. 대표적 시기가 ‘수호전’의 배경인 남송(南宋)이다. 이순신, 악비(岳飛), 척계광(戚繼光)의 공통점은 바로 애국과 정직이었다. 그러한 귀한 품성이 나라를 구한 점을 볼 때 다음의 사기행각(전형적 사기 및 사람을 속인 행위 일체)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9. 3천명을 상대로 54억원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조직원 163명이 대거 구속됐다. 이들은 범행이 발각되자 변호사를 연락책으로 사용하기까지 했다.

#10. 고수익을 약속하고 239억원의 투자금을 가로챈 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가 지난달 11일 대구지법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부동산 강의를 통해 현혹됐다.

#11. 10년간 사지마비 환자 행세를 하며 보험사기를 친 모녀는 보험금 3억원과 판결금 11억원을 편취했다. 사지를 움직이는 장면을 목격한 다른 환자에 의해 탄로났고, 지난달 23일 입건됐다. 임의지급을 거절한 보험사를 상대로 승소한 부분은 소송사기다.

#12. 지난해 4월7일 대법원은 경품행사의 주목적을 숨긴 채 사은행사를 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오인시키고, 고객의 정보를 수집해 보험사에 팔아넘긴 홈플러스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했다. 파기환송심 판결선고는 2월8일이다. 홈플러스가 판매한 개인정보는 2천400만건, 이익금은 232억원이다. 검찰은 추징금 231억7천만원을 구형했다. 이제 1mm 안내문은 통하지 않게 됐다. 거짓·부정한 수단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동의를 받으면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를 위반한 것이고, 민사배상책임도 져야 한다.

#13. 지난해 12월 애플이 배터리 부족에 따른 전원 꺼짐을 막기 위해 아이폰 속도를 제한한 행위는 컴퓨터업무방해죄 또는 손괴죄에 해당할 수 있다. 소비자를 속여 업데이트를 통해 성능을 고의로 저하시킨 것이다. 프랑스 검찰은 의도적으로 기기 수명을 단축한 행위인지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다.

#14. 뇌물공여죄로 구속된 전 국정원장이 ‘국정원 댓글사건’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각종 사법방해 활동을 펼쳐 위계공무집행방해, 국정원법 위반, 위증교사혐의로 지난해 12월11일 추가 기소됐다. 국정원은 자신이 수사대상이 되자 현안 TF를 꾸린 후 위계로 압수수색을 방해하고, 제출할 증거 일부를 삭제해 수사를 방해했다고 한다. 국정원 파견검사들도 행위에 가담했다고 판단돼 구속했다.

#15. 크레인에 의한 인명사고 원인으로 장비의 단순노후 이외에 연식 위조도 한몫할 뻔했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타워크레인 연식을 위조해 판매·유통한 건설기계 수입업체 대표와 구매업자 등 16명을 지난달 10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20년 된 타워크레인을 10년 된 것으로 속인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제조일자를 위조한 크레인은 132대나 됐다. (다음 호에 계속)

천주현 형사전문 변호사(법학박사) www.brotherla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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