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재난, 구글의 진화를 이끌다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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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03   |  발행일 2018-02-03 제16면   |  수정 2018-02-03
구글의 72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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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초토화된 일본 후쿠시마현 나미에 지역에서 카메라를 장착한 구글 차량이 거리 곳곳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악의 지진 현장에서 재해 대응 서비스를 개발하기까지 고군분투한 구글의 활약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2011년 3월11일 일어났던 동일본 대지진. 그들은 전대미문의 최악 지진 재해 앞에서 누구도 겪어보지 못한 경험을 해야 했다. 그런데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사태 앞에서 주목할 만한 일들이 기적처럼 펼쳐졌다.

구글은 지진 발생으로부터 불과 1시간46분 후에 동일본 대지진의 특설 사이트 ‘재해 대응(Crisis Response)’을 만들었고, 그 서비스의 하나로 일본어판 ‘퍼슨 파인더’(안부정보 확인 사이트)를 공개했다. 이후 구글은 20여 일 만에 TV 뉴스의 인터넷 생방송, 자동차·통행실적 정보맵, 반려동물의 안부를 확인하는 ‘애니멀 파인더’, 동일본 비즈니스 지원 사이트 등 30건이 넘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 후에도 구글은 복구지원 관련 서비스 개발과 새로운 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시스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동일본 대지진발생 불과 1시간여후
구글 특설사이트 ‘재해대응’ 만들어
30건 넘는 복구지원 관련 서비스 제공
위기상황 속 ‘IT 기업의 힘’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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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시 노부유키·야마지 다쓰야 지음/ 홍성민 옮김/ 공명/ 256쪽/ 1만5천원

이 책은 ‘구글 재해 대응’(www.google.org/crisisresponse/kiroku311/)에 게재되었던 ‘동일본 대지진 재해와 정보, 인터넷, 구글’을 재구성하고 내용을 더해 정리한 것이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많은 기업들이 재해 대응을 시작했고, 그중 가장 눈에 띈 것이 IT 기업의 활약이었다.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트위터(Twitter)로 정보 교환이 빈번히 이루어졌고, 구글(Google)과 야후 재팬(Yahoo!JAPAN)은 발 빠르게 재해 관련 서비스를 개발해 공개했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구글의 임무이고, 모든 직원이 공유하는 생각이었다. IT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글은 직접 사람을 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글 직원들은 ‘위급한 재해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사람을 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구글 못지않은 대활약을 보여준 야후 재팬은 ‘지금이 바로 라이프 엔진으로써 힘을 발휘할 때’라는 사장의 메시지를 필두로 재해 대응은 최우선 사항이 되었고 직원들의 의식도 하나가 되었다. 라이프 엔진이란 ‘사람들의 생활과 인생의 인프라’라는 야후 재팬의 결의를 나타내는 캐치프레이즈다. IT기업의 이런 정신은 재해 상황 속에서 가장 필요한 행위, 즉 재난 구조와 재난 극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정보를 최대한 빨리 모으고 최대한 널리 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지진이 발생하자마자 구글의 미국 본사와 일본 지사는 곧바로 30종이 넘는 재해 대응 서비스를 만들었고 지금까지 발전시켜 오고 있다. 당시 구글 재해 대응팀이 검토한 프로젝트는 총 207개였다. ‘스피드’ ‘조직력’ ‘유연성’을 갖춘 독특한 기업문화를 가진 구글의 힘이 발휘되는 순간들이었다.

이 책의 내용은 경주 지진과 포항 지진 등 각종 재해가 속출하는 우리나라도 주목해야 할 중요한 기록들이다. 구글과 같은 IT 업계, 각종 매스미디어, 정부 부처,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는 개인 등 모두가 갑작스러운 재난과 재해 앞에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좋은 정보를 줄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평상시’라는 단어다. 구글의 발 빠른 대처는 모두 평상시에 구축된 것이다. 위기 순간에 내려야 하는 각종 기관과 리더의 결정은 위기 상황에 대비해 평상시에 마련한 매뉴얼 없이는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개인도 평상시에 디지털 디바이드(정보 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위기 상황 속에서 중요한 생존 정보의 흐름을 놓치게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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