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쇼트트랙 계주 쌍두마차 최민정·심석희…눈빛만 봐도 금빛이겠죠?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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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0   |  발행일 2018-02-20 제14면   |  수정 2018-02-20
‘숙명의 라이벌’ 딱지 떼고 환상의 호흡 기대
예선서 압도적 스피드…6번째 올림픽 金 유력
최, 다관왕 출발점…심, 실수딛고 첫 金 각오
女쇼트트랙 계주 쌍두마차 최민정·심석희…눈빛만 봐도 금빛이겠죠?

심석희와 최민정은 세계 쇼트트랙을 양분하고 있는 천재 스케이터들이다. 서로는 숙명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하늘에 두개의 태양이 떠있을 수 없듯이 둘은 늘 쇼트트랙 여제 자리를 놓고 다퉈왔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에서는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고 간판주자로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그리고 드디어 빙판 위에 마련된 왕좌에 두 여제가 나란히 앉을 날이 왔다. 여자 3천m 계주 결승과 1천m 경기에 심석희·최민정이 쌍두마차로 나서게 된 것이다.

여자 대표팀은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평창올림픽 여자 3천m 계주 결승전을 치른다. 심석희·최민정을 중심으로 구성된 여자대표팀의 금빛 질주는 오후 8시29분에 스타트하는 것으로 예정됐다. 올림픽 무대에서 여자 3천m 계주는 사실상 한국의 독무대였다. 한국은 역대 7차례 올림픽 여자 계주에서 5차례 금메달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1992년 알베르빌올림픽 때 한국이 여자 계주에 출전하지 않았던 만큼 사실상 한 차례만 중국(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우승을 내주고 나머지는 모두 정상에 올랐다. 사실 밴쿠버올림픽 때도 여자 대표팀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실격이 선언돼 억울하게 금메달을 중국에 허용한 것이다. 이후 2014년 소치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내면서 시원스럽게 명예회복을 했다.

여자 대표팀은 이미 예선전에서 기선제압을 확실히 해줬다.

지난 10일 열린 3천m 계주 예선에서 레이스 초반 이유빈이 넘어지는 불상사를 겪고도 최민정이 곧바로 손터치를 통해 경기를 이어나가 반 바퀴 이상 벌어진 거리를 무서운 스피드로 따라잡아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며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외신들이 하나 같이 한국팀을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을 정도로 멋진 역전극이었다. 이번 대회 여자계주 결승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계주 금메달은 최민정과 심석희의 상승세에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어서다. 최민정은 1천500m에서 금맥을 캐며 여자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선물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계주 결승은 최민정이 다관왕으로 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계주에 이어 여자 1천m까지 우승하면 3관왕의 영광을 맛볼 수 있다. 심석희에게는 첫 금메달의 기회다. 심석희는 500m 결승 진출에 좌절한 데 이어 1천500m 예선에서는 미끄러지는 실수를 범했다.

심석희는 독한 마음을 이미 품었다. 지난 18일 다른 선수들이 피로감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을 때 혼자 훈련터인 강릉영동대학링크에 나타나 훈련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석희는 2014년 소치올림픽 때 3천m 계주에서 금맛을 봤다. 이번에 3천m 계주에서 금맥을 캘 경우 개인적으로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최민정과 함께 나설 예정인 1천m도 금맥을 캘 것이라는 각오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석희·최민정이 계주에서는 대표팀을 이끄는 쌍두마차지만 1천m에서는 숙명의 라이벌로 돌아와 하나뿐인 왕좌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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