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전위미술부터 최신 미디어아트까지…시대정신을 읽다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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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1   |  발행일 2018-03-21 제22면   |  수정 2018-03-21
■ 대구예술발전소‘욜로, 오 작가여’
20180321
조규빈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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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작
20180321
윤종주 작

흥미로운 요소가 가득하다. 대구예술발전소 2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눈이 즐겁다. 전시장 입구에는 최근 각광받는 미디어아트가 눈길을 끈다. 작품들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970년대 대구에서 전위 예술가로 활동한 작가의 작품까지 있어 더욱 그렇다. 

예술발전소 거쳐간 입주 작가 9명
‘비입주’ 동시대 작가 5명 한자리에

대구 첫 ‘전위미술 3인전’ 주인공
김기동 70년 중반 작품 최초 공개
세대 초월해 대구 예술생태 재조명


대구예술발전소에서 ‘욜로, 오 작가여!(You Only Live Once)’라는 타이틀이 붙은 기획전이 열리고 있다. 대구예술발전소 입주 작가 출신의 작가와 비입주 작가, 1970년대 작가를 한자리에 모았다. 동시대성과 시대정신의 차이성을 동시에 담보했다. 대구예술발전소의 존재 의의도 잘 드러난다. 대구예술발전소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의 작업을 지원한다. 풍성한 예술계 생태를 위해 작가들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신경을 쓴다. 대구문화재단 소속으로 시민들에게 동시대 예술을 소개하는 역할도 빠트릴 수 없다. ‘욜로, 오 작가여!’는 대구 예술생태조성을 탐구하는 전시인 셈이다.

우선 대구예술발전소를 거쳐간 작가들의 활동을 재조명하는 게 눈에 띈다. 현재 8기 입주 작가를 맞이하고 있는 대구예술발전소는 김승현(1기, 5기), 김형철(1기), 류은지(3기), 박난주(5기), 백수연(1기), 서상희(4기), 신경철(1기), 심규리(4기), 조규빈 작가(1기)를 초대했다. 주목받는 동시대 작가들이다.

입주 작가 출신 작가들이 동시대의 흐름과 어떻게 공존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비입주 작가 출신 5명도 소개하고 있다. 영국에서 건축과 무대디자인을 공부한 구동수와 2017년 퍼블릭아트 ‘뉴히어로’에 선정된 전지인, 김지아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에서 회화 학사 및 석사를 마친 이채은의 작품도 이채롭다. ‘포스트 미니멀’을 대표할 수 있는 대구 출신의 윤종주 작가도 초대를 받았다. 깊이감이 상당하다.

1973년 이향미, 김종호 작가와 함께 대구에서 최초로 전위미술 3인전에 참여했던 김기동 작가의 70년대 중반 작품도 최초로 공개된다. 70년대 후반에서 80년대 초반까지 활동한 김기동 작가는 현재 행방불명 상태다. 대구예술발전소는 수소문 끝에 김기동 작가의 작품을 어렵게 구했다. 관리가 제대로 안된 탓에 작품을 약간 보수해 전시했다.

대구예술발전소 남인숙 소장은 “세대 간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비교하고, 대구 현대미술사에서 빠진 고리를 메우자는 생각으로 김기동 작가의 작품을 전시했다”고 밝혔다. 또 “세대를 뛰어넘어 ‘작가주의’ 정신이 투철한 작가들을 초대했다. 오로지 자신의 작업에만 몰두하는 작가들을 지칭하는 말로 욜로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5월13일까지. (053)430-1225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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