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과 같은 형태 안전모에도 장착 가능…AR글래스 기술 급성장…실용적 제품 속속 등장

  •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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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2 07:37  |  수정 2018-03-22 09:37  |  발행일 2018-03-22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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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글래스 스타트업 리얼웨어(Realwear)의 ‘HMT’ 시리즈 글래스. 산업용 안전모에 장착이 가능하다(왼쪽). 미국 ODG에서 만든 AR 글래스 ‘R-7HL’. ‘HL’은 위험 장소를 뜻하는 ‘hazardous location’의 약자로, 병원·공장·시설·화학 공장 등 일반 스마트글래스가 쉽게 고장 나는 환경에서 이용할 수 있다.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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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용 AR 글래스 시장의 강자인 Vuzix사에서 만든 ‘Vuzix m300’.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산업현장에서 사용 가능해 인기가 높다.

AR(증강현실) 산업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산업 규모와 전망은 뚜렷하지 않다. 현재까지 개인용 AR 관련 시장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플랫폼 중심으로, 산업용은 AR 글래스와 솔루션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산업용 AR 관점에서 AR 글래스는 통신환경과 다양한 응용산업분야의 등장으로 개화기에 접어들었으며, 머지않아 실용적인 제품들이 시장에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용 AR단말시장 주도하는 인텔·퀄컴
인텔 ‘반트’ 가속도 센서·홍채 추적 탑재
퀄컴은 5G시대‘실감미디어 서비스’주력
산업용 AR글래스 2022년 2천200만대 수준

◆AR 단말 시장을 준비하는 인텔과 퀄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둔 지난달 5일, 인텔은 프로토타입 AR글래스 하나를 시장에 공개했다. IT전문매체인 더 버지(The Verge)를 통해 소개한, 일반 안경과 거의 다를 바 없는 ‘반트’(Vaunt)다. 반트는 기존 시장에 나온 무거워 보이고 투박한 AR글래스의 모습과 달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안경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다.

반트는 이미 출시된 AR 글래스와는 다르게 LCD 화면이나 카메라, 마이크, 조작버튼 등이 없다. 안경다리 쪽에 설치된 작은 레이저가 쏜 빛을 안경 렌즈에 반사해 망막으로 전달하는 구조다. 레이저는 저전력 적색 광원으로 글자와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으며, 안경 오른쪽 렌즈에만 표시된다.

또한 블루투스를 지원해 스마트폰으로부터 정보를 받아 디스플레이할 수 있다. 가속도 센서와 홍채 추적 기능을 가지고 있어 전송된 정보에 대한 제한적인 제어가 가능하다. 머리 움직임과 홍채 추적을 통해 사용자 의도를 반영할 수 있는 것.

이 같은 제품 공개는 인텔이 AR 시장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텔의 맞수 퀄컴에도 AR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분야다. 인텔보다 앞서 XR(확장현실)라는 용어로 차세대 실감미디어 시장을 정의한 퀄컴은 AR과 VR은 5G 이동통신 시대의 킬러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통통신서비스 핵심 프로세서를 시장에 공급하고 있는 퀄컴은 5G 시대 진입이 회사 성장을 의미하기 때문에 실감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텔과 퀄컴의 증강현실 기술에 대한 투자는 자연스럽다. 스마트폰이라는 개인용 컴퓨팅 단말의 보급과 확산을 목격한 두 기업은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주인공은 웨어러블 단말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개인마다 하나씩은 보급될 웨어러블 단말의 메인 프로세서 시장을 노리기 위해 증강현실을 주시하고 있다.

◆개화기에 접어든 산업용 AR글래스 시장과 주요 단말

AR 글래스는 시각화를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크게 ‘광학굴절거울 방식’과 ‘도파관 방식’으로 구분된다. 광학굴절거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ODG·Vuzix·Epson 등이며, 도파관 방식 대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다.

광학굴절거울 방식은 광원을 초소형 프로젝터로 반사거울에 투사해 사용자의 눈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며, 도파관 방식은 빛이 통과하는 관로를 통해 영상을 보여준다. 3D 형태의 입체감을 표현하는 데는 도파관 방식이 유리하지만, 광학기술 난이도 문제로 도파관 방식 AR글래스는 아직 시장에서 자주 접할 수 없다.

AR 글래스 대표주자 1순위로 꼽히는 기업은 미국기업 ODG다. 주력 제품인 ‘R-7’은 양안식 디스플레이와 400만 화소 카메라를 가지고 있으며, 1천300㎃h 리튬이온 배터리와 64GB의 내장 메모리를 가지고 있다. 3축 가속계, 자이로센서, 고도계 등 다양한 센서를 탑재해 산업현장에서 활용 가능하다. 좀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이 가능한 R-7HL도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2천750달러) 대중화에 중요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산업용 AR 글래스 시장의 강자는 Vuzix사의 ‘Vuzix M’ 시리즈다. 최대 12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며, 다양한 작업환경에 맞는 센서를 활용할 수 있으면서도 1천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안경이나 헬멧·헤어밴드 등 다양한 곳에 부착이 가능하고, 방수·방진은 물론 충격에도 제품을 보호할 수 있다.

떠오르는 AR 글래스 스타트업 기업인 리얼웨어(Realwear)의 ‘HMT’시리즈는 산업용 안전모에 장착 가능한 AR 글래스다. 시끄러운 산업 현장에 맞춰 고성능의 오디오를 장착했으며, 폭발성 가스가 존재하는 고위험 작업환경 규격에 맞춰 제작됐다. 지난 2월 콜롬비아 벤처 투자사로부터 1천700만달러 투자를 받으며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성장 가능성 높은 AR 글래스 시장

현재까지는 AR 글래스 대부분이 개인소비자보다는 기업용 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AR 기술의 성숙도와 제품 가격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아직까지는 관제와 원격지원, 유지보수, 작업지시, 가상 매뉴얼, IoT 연동 등 특수한 목적에 맞춘 산업용 단말기 위주 시장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스테이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0년까지 1천만대, 2022년까지는 2천200만대 수준으로 AR 글래스 시장이 폭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관심은 비용절감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AR 글래스와 자연스럽게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디지털화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각화 디스플레이가 필수적이다. AR 기술의 성장은 실용적인 AR 글래스를 시장에 내놓을 것이며, 빠른 속도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형엽기자 khy04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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