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심판론 태풍’이냐? ‘찻잔 속 태풍’이냐?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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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1   |  발행일 2018-04-21 제3면   |  수정 2018-04-21
한국당 ‘TK 공천 후유증’ 엇갈린 전망
20180421
낙천 반발…지지자 ‘단식투쟁’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공천에 대한 낙천 후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양식 경주시장 지지자가 19일 상복을 입고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자유한국당 대구·경북(TK) 지역 공천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은 계속해서 터지고 있다. 그간 누적된 공천 후유증이 ‘당 공천 심판론’으로 비화될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칠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당은 20일 현재 대구·경북지역 31개 기초단체장 공천과 관련해 ‘단수 추천’ 또는 ‘경선 실시’ 여부 등을 모두 결정짓고 후속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천 탈락 또는 경선에서 배제된 일부 후보들은 대구시당·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재심을 요구하고 있고, 일부는 이미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경산·상주 등 곳곳 공정성 시비
낙천후보들 중앙당 재심 요구
일부는 이미 무소속 출마 선언

‘녹색바람’‘탄풍’‘친박바람’등
역대선거때 바람 분 적 있지만
정권심판론에 묻힐 가능성도


경산의 경우 공천 신청자 6명 가운데 현역단체장을 포함해 단 두 명만 경선에 붙임에 따라 탈락 후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석호 경북도당 공관위원장은 20일 탈락 후보 4명을 만나 “(탈락 후보들이) 중앙당에 이의를 제기했다고 하니 중앙공관위 결정을 기다려보자”고 말해, 자체적으로 경북도당 공관위 결정을 번복할 의사는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경선에서 배제된 허개열 예비후보는 “지난 1년여 동안 새벽밥을 먹고 다니며 이번 선거를 준비해왔는데, 이제 와서 경선에도 참여 못 하도록 한 경북도당 공관위 결정에 강한 배신감을 느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상주의 경우 경북도당 공관위는 공천신청자 8명 중 4명을 선별해 여론조사 실시를 결정하면서, 경쟁력이 높은 전·현직 상주시장 후보들을 배제함에 따라 모종의 의도가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선 상주 출신 당협위원장과 상주 출신 유력 후보들 간의 생존경쟁이 공천 배후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TK 공천 곳곳에서 특정 이해관계가 개입돼 공정성 시비를 일으키고, 사천(私薦)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공천 후유증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1996년 자민련 녹색바람, 2004년 탄풍, 2008년 친박 바람 등 역대 선거에서 거센 바람이 분 적이 있었지만, 공통점은 권력의 오만함에 대한 국민 심판이었다”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TK 공천을 좌우한 한국당 권력의 오만함에 대해 유권자들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느냐가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방선거가 집권 여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TK에서 한국당의 자의적 공천을 심판하자는 주장은 ‘정권 심판론’에 희석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총선과 달리 지방선거에선 ‘바람’을 이끌 수 있는 상징적인 리더가 없다는 점도 무소속 출마자 등 공천 반발자에겐 불리한 조건으로 지목된다. 이 때문에 경주 최양식 시장 등 일부 낙천자들은 선뜻 무소속 출마에 나서지 못하고 당내 투쟁을 계속하며 민심의 추이를 살피고 있다. 하지만 여론조사 실시 등 경선 후속절차가 시작되면 공천 탈락은 기정사실이 될 수밖에 없어 탈락자들은 ‘당 잔류’와 ‘탈당 후 무소속 출마’의 기로에 설 것이란 관측이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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