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희 변호사의 청년과 커피 한잔] 제주도의 봄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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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27   |  발행일 2018-04-27 제38면   |  수정 2018-04-27
#해안가 #즐겨라 #꽃 #제주 청춘들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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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에게 설렘을 주는 매력적인 제주도의 풍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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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해줘” 하면서 새끼손가락을 흔들고, 매혹적인 눈빛으로 10분이면 된다는 그분은 2000년대 많은 청춘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돌연 결혼 발표를 하고 그 길로 제주도에 가서 인생 제2막을 그린다는 마지막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990년대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즐겼던 세대들의 머릿속에서 그분이 잊혀질 때, ‘효리네민박’이라는 TV프로그램으로 복귀했다. 그런데 이 ‘효리네민박’은 가요 프로그램이 아니다. 일반인이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숙소로 그녀의 집을 사용하는 모습을 담아낸 여행을 소재로 한 예능형 프로그램이다.

유명 연예인 제주도초대 프로그램 인기
부모님 세대, 방문하기 쉽지 않았던 곳
이젠 여행 넘어선 새로운 기회의 장소
자연과 어우러진 ‘먹스타그램’ 일상
이국적 카페의 커피 한잔으로 봄 만끽


다른 한 명의 연예인이 있다. 이분은 한때 MC계의 양대 산맥 중 하나였으나 탈세 사건 등으로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복귀를 하였으나 예전만큼의 영광을 찾기는 어려웠다. 그러다가 최근 그는 그의 이름을 건 식당을 제주도에서 오픈하였다. 비록 방송의 이름을 빌렸으나 방송 전부터 그의 식당은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서 상위권을 차지하였고, 방영 중 최고 시청률이 10%에 도달할 정도로 매 방송은 대히트를 기록하였다.

그렇다면 그녀와 그는 왜 제주도로 우리들을 초대하였고, 우리는 왜 그들의 초대에 많은 관심을 보였을까? 아마 여기에는 요즘 청년들이 바라보는 제주도와 여행이라는 두 단어가 적절히 포함되어 있어 그렇다고 여겨진다.

예전 우리 아버지 어머니 세대에서 제주도는 일평생 한 번 가볼까 말까 한 곳이었다. 하지만 국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고 저비용 항공사들의 제주도 노선의 취항 수가 많아지면서 이제 제주도는 일평생 한 번 가볼 곳이 아니라 사시사철 언제든지 손쉽게 갈 수 있는 장소가 되었다. 그래서 청년들에게 제주도는 여행하는 장소를 넘어서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는 장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는 중이다.

대학생 때에는 순수한 마음으로 제주도라는 신비의 섬을 눈으로 마음으로 간직하기 시작하였다면, 사회초년생이 되면 여행에 더하여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 위한 장소로 제주도를 방문한다. 그래서 한때 이성을 만나기 위해서는 ‘제주도 게스트하우스로 가라’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청년들 사이에 떠돌았다. (다만 최근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사건으로 인하여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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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혼을 해서 가정이 생기면 아이들과 함께 가족여행으로 가기에 제주도만 한 곳이 없다. 편안한 휴식과 더불어 아이들의 놀거리와 즐길거리를 충분히 보장해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업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제주도는 음식사업, 숙박사업, 부동산사업 등 새로운 사업을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곳이다.

제주도는 언제든지 방문을 하여도 청년들에게 가슴 설레고 매력적인 곳이다. 그리고 제주도의 봄은 조금 특별하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남단에 위치해서 봄을 제일 먼저 맞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봄의 전령사이자 제일춘이라 불리는 매화를 시작으로 제주 전역을 노란색으로 만드는 봄꽃의 대표주자 유채꽃, 봄이 되면 우리나라 전 국민을 소년·소녀 감성으로 만들어 주는 벚꽃 등 다양한 꽃구경을 할 수 있다.

또한 제주도는 육지에서 맛보기 힘든 토속 음식과 청년들의 아이디어 넘치는 음식으로 입맛을 자극하는데, 이는 청년에게 먹스타그램(먹다와 인스타그램을 합친 말로, 맛있는 음식 사진을 찍어서 인스타그램에 게시물을 올리는 것)의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한다.

음식을 맛보고 나면 당연히 카페를 방문해야 한다. 제주도의 카페는 남다른 분위기와 볼거리가 즐비하다. 특히 해안에 따뜻한 봄바람이 불면 야외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즐길 수 있다. 바닷바람과 동시에 봄바람을 느끼며 커피 한 잔을 즐기는 여유, 그것은 봄에 제주도를 방문하는 청춘들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필자는 작년 봄에 제주지방법원에 재판 일정이 잡힌 관계로 제주도로 출장 갈 기회가 생겼다. 더불어 클라이언트의 사업적인 요청도 함께 있었던 바, 필자에게는 제주도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곧바로 제주도 출장 일정과 여행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 제주도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흑돼지, 바닷가를 품고 있는 카페, 그리고 무엇보다 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꽃밭 구경 일정도 세웠다. 다만 혼자서 제주도의 봄을 즐기고자 하니 아쉬운 느낌이 들어 친한 지인을 다독여서 함께 제주도로 가기로 하였다.

공휴일과 평일을 함께 맞추어서 여행 일정을 계획하고 비행기 티켓을 예매하였다. 그리고 제주도 여행은 렌터카가 있으면 일정을 보다 수월하게 정할 수 있어서, 렌터카까지 예약완료하였다. 이후 여행 일정과 동선에 따라 숙박을 정했다. 이렇게 제주도의 봄을 즐길 준비를 다하고 지인과 함께 제주도의 봄꽃을 비롯하여 맛있는 음식점과 소문난 카페 등등을 즐기면서 오감과 사진 속에 추억을 저장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요즈음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에는 매화동산, 유채꽃밭과 벚꽃, 아름답게 햇살이 비추는 카페에서의 커피 한 잔까지 제주도의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사진이 쉴 틈 없이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도의 봄이 찾아왔다. 그리고 청춘들은 그 제주도의 봄을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고 있다. 이번 제주도의 봄, 청춘들처럼 다양하게 만끽해보는 것은 어떨까?

조상희 법률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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