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철 대구 동구청장 당선자가 당선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
지난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대구 최대 격전지는 단연 동구청장 선거였다.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재선에 도전하는 현직 구청장, 30대 청년 여당 후보, 전 동구 부구청장 출신의 자유한국당 후보 간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와 자유한국당 배기철 후보가 1~2% 내외의 득표율 격차를 보이며 다음 날 새벽 3시가 넘도록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갔다.
개표가 이뤄진 영진전문대 백호체육관 개표장에서는 실시간 공개되는 투표용지 집계결과에 따라 투·개표 참관인의 희비가 엇갈렸다. 개표작업이 한창 진행되던 14일 오전 1시30분쯤 서 후보 3만6천459표(득표율 34.86%), 배 후보 3만6천396표(득표율 34.8%)로 0.06%의 초접전 상태에 이르자 개표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개표사무원의 손과 발은 더욱 정신없이 움직였고, 두 후보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아슬아슬하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연락이 닿은 서 후보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상황이지만 보수의 심장·텃밭이라 불리는 대구 동구에서 청년 구청장으로 섬길 수 있는 기회를 준 주민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반면 배 후보는 “아직 개표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당선이 되면 초선 단체장으로 동구의 희망찬 미래를 꼭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0분여가 지난 새벽 1시45분쯤 실시간으로 집계된 득표율에서 배 후보가 700여표 차로 다시 앞서가기 시작했다. 현장에서는 ‘미개봉 개표함에는 서 후보의 표가 더 많을 것이다’ 등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새벽 2시가 넘도록 투표용지 분류기는 쉼 없이 돌아갔고, 두 후보의 치열한 레이스를 마치 알고 있다는 듯 개표기 한 대는 작동을 멈추기까지 했다.
새벽 3시가 다가오고 포털사이트 개표집계 현황에 ‘당선 유력’이 뜨자 배 후보는 낙선 후보들을 향해 화합의 메시지를 보냈다. 배 후보는 “이번 선거레이스를 같이 뛰어온 서재헌, 강대식, 조화영, 최해남 후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선거과정에서 일어난 반목과 아픔을 모두 잊고 동구의 발전에 동참해 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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