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기쁨이 혼재하는 의사의 세계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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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23   |  발행일 2018-06-23 제16면   |  수정 2018-06-23
슬픔·기쁨이 혼재하는 의사의 세계
의사의 감정//다니엘 오프리 지음/ 강면신 옮김/ 326쪽/ 1만8천원

슬픔과 기쁨, 두려움과 걱정, 한숨과 눈물이 혼재하는 곳인 병원은 인간의 모든 감정이 극으로 치닫는 공간이다. 그곳에서 걱정과 기대의 시선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의사의 감정은 쉼 없이 흔들린다. 이 책은 의사의 감정이 의료에 미치는 영향을 파헤친 현직 의사의 르포다. 뉴욕대 의과대학 교수이자 내과 의사인 저자는 의사들이 느끼는 두려움, 좌절감, 슬픔, 애정과 공감 등이 의료에 끼치는 영향을 실제 현장의 사례와 함께 생생하게 그려냈다.

저자는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할 뻔한 상황에서 겪었던 두려움과 모욕, 심장이식을 받지 못해 죽어가는 환자를 바라보며 느꼈던 슬픔과 고통,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 이야기한다. 품에 안긴 채 죽어가는 신생아의 모습을 처연히 바라보아야 했던 인턴 의사의 슬픔, 짓누르는 업무와 삶으로 인해 좌절감에 빠진 채 알코올에 중독되어간 의사의 이야기도 들려준다.

그녀는 감정이 의학적 의사결정의 지배적 요인이라고 강조하면서, 의사와 환자의 감정이 미치는 부정적 요인을 최소화하고 더 나은 의료를 위해 감정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의료의 밑바탕에 깔린 감정을 파악하고 처리하는 일이야말로 검진 테이블에 마주 앉은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견지해야 할 자세와 의료기술에 대한 연구가 이어졌지만 그 이면에 감추어진 의사의 감정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저자는 의사의 삶 속에 깊이 개입되어 있는 두려움과 분노, 공감과 애정, 희망과 절망의 감정을 들여다보며 바람직한 의료의 길을 모색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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